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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의 기도 

박현욱 형제님

2019년 9월 15일 주일예배기도문

주님, 오늘도 우리에게 새로운 아침을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복잡한 생각과 고민, 불안과 두려움, 흥분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먼저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 동방정교의 자매형제들이 드린 기도로 우리의 기도를 시작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죄인 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죄인 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지난 한 달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홍역을 치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언론이 마녀사냥 하듯 미확인된 보도로 포탈과 SNS를 도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검찰이 이해하기 어려운 속도로 장관 가족을 수사하고, 청문회 종료와 동시에 장관 아내를 전격적으로 기소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장관 임명으로 그 문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어지는 수사는 끊임 없이 뉴스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뉴스에 주목하고, 검찰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우리 피부에는 흥분, 분노, 불안, 두려움, 통쾌함 등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여전히 살아서 진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전쟁을 치르고, 또 다른 전쟁을 하고 있는 중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순간 무리를 떠나 조용히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놀라운 치유와 오병이어의 기적에 감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몰려드는 최고조의 순간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피해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나서 거기서 기도했습니다. 약자들을 돌보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셨습니다. 그 시간에도 그들과 떨어져서 조용히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을 대면하기를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로마제국이 폭력으로 유대를 지배하고, 유대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성전제도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체제근본을 뒤집는 대안적인 언행을 쉬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적대적 폭력의 한 복판에서도 조용히 타인과 떨어져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셨습니다.

오늘 이 기도와 예배의 시간에 참다운 존재로 자신을 대면하고 하나님을 목도하기 원합니다. 외부에 쏟아진 우리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시 추스리고, 우리의 존재를 내면으로 회수하기 원합니다. 혁명의 중심에서 잠잠히 기도하고, 하나님과 대화했던 예수님의 길을 걷기 원합니다. 우리는 총과 칼을 들고 로마제국에 저항한 열심당의 혁명이 진정한 혁명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기도와 묵상 가운데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면서 단호하게 폭력을 비폭력으로 감내해낸 예수님에게서 인류역사상 가장 큰 혁명이 일어났음을 기억합니다. 주님, 우리를 예수님의 길로 인도하소서. 우리는 예수님처럼 참다운 존재로 머물면서 폭력을 이겨내는 진정한 힘을 갖기 원합니다.

우리는 그 시작을 너무나도 무기력해 보이는 기도에서 찾고자 합니다. 칼을 내려놓고, 기도의 손을 들어 올립니다. 내 자신, 우리 가족, 우리 교회, 우리 사회의 그림자와 어두움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진실한 기도가 우리 안에서 시작되어 우리 사회에 울려 퍼지게 하소서.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라 권세들과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악한 영들에 대한 것임을 분명히 알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악에서 구하옵시고,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권력이 합법성과 도덕성을 무기 삼아서 한 인간을 파멸시키고, 지배하려는 순간 물러서지 않을 용기를 허락하소서. 온갖 미사여구로 우리를 현혹하여 인권과 자유를 빼앗으려는 세력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담대함을 허락하소서. 참과 진리, 진실과 정의를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십자가를 통해 부활을 이루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허락하소서. 지금의 착취적인 제도와 현상을 유지하며, 불의를 고착화시키려는 권력숭배의 사고방식에서 우리를 구해주소서. 우리 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정의롭고, 합리적인 공동체로 변화하게 하소서. 우리 내면의 혁신과 대한민국의 혁신이 끊이지 않게 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거룩하신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임하시고, 어머니처럼 우리를 감싸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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