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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구석구석을 비추는 햇살_한인섭 

(2017년3월12일 주일예배 기도문)



주님, 주님의 자매형제들이 이렇게 함께 예배드릴 수 있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주님, 가을, 겨울의 길고긴 과정을 뚫고 마침내 봄이 솟구치며 옵니다.

이틀전 3 10, 국정농단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습니다.

몇 개월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냈습니다.

‘이게 나라냐’고 절망했던 시대를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를 우리 힘으로 열었습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적폐의 온상이 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지만,

우리 국민의 힘으로 그러한 대통령을 파면할 역량을 가졌음을 확인하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어떠한 유혈도 없이 비폭력과 예술적 승화를 통해 명예혁명을 이루어냈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존엄한 주권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세움에,

그동안 전횡하고 군림했던 파라오같은 권력자들은 점점 작아지고 초라해졌습니다.


주님, 몇 개월의 국민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권세있는 자들을 자리에서 내치고,

보잘 것 없는 듯한 민초들을 주권자로 뚜렷히 재정립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대업을 해낸 우리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그 과정도 슬기롭고 아름답습니다.

주님 앞에, 진정 주님의 말씀과 교훈에 합치하는 게 아니었던가 한번쯤은 자랑하고픈 생각도 감히 듭니다.


물론 그 과정은 한국의 현실기독교와 별로 상관 없는 일이었습니다.

99년전 3.1운동에서, 우리의 기독교는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나섰고, 엄청난 수난을 치르면서 우리 민족의 마음 가운데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과정에서 십자가는 엉뚱한 곳에 굴러다니고 있었고, 기독교집회는 현실의 권력악을 정당화하는 도구로도 등장했습니다. 종교개혁 5백년을 맞이하는 해에, 개신되어야 할 곳이 바로 현실개신교임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우리 교회는 대형을 지향하지 않지만, 종교개혁의 원취지에 충실하는 모습을 통해, 현실기독교에 하나의 각성제이자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의 자기점검과 자기개혁이 필요함을 절감합니다.


그런데 주님,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새 하늘 새 땅이 열리는가요. 탄핵이 되면, 정치억압이 사라지고, 경제 불평등이 바로 잡히고, 없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차별과 억압이 사라지는 것인가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길고긴 먹장구름 찢고 나타나는 해와 같이 잠시 밝아졌다 사라질 그런 신기루같은 것은 아닌가요. 우리의 사회구조, 우리의 일상은 여전합니다. 우리를 옥죄는 문제들은 여전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성공적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단계를 위한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여성을 둘러싸고도 오랜 차별과 억압, 거기다 혐오와 여러 보이지 않은 제약들이 있습니다. 이건 누구를 탄핵하고 배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고, 우리의 체질과 관행과 문화 하나하나를, 구석구석까지 바꿔가야 할 주제입니다. 그 한 부분으로, 저희들은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주일’로 예배를 준비하였습니다. 예배의 시종을 주 어머님께서 인도해주시옵소서.

여성을 향한 차별과 억압, 소외와 혐오에 맞서는 싸움에 우리가 서게 하소서. 강자가 아니라 약자 편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시정하는데 우리가 서게 하소서. 어려움에 처한 모든 여성을 긍휼히 여기시며 사랑으로 다가간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본받아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 저희는 일요일마다 주기도문으로 예배를 마무리합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키우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버님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어머님과 같은 분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이기도 하고, 하늘과 땅에 두루 계신 우리 어머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해도 좋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들은 대로 기도해보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님,

주 어머님의 이름이 거룩이 여김을 받으시오며,

어머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어머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주 어머님께

영원히 있사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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