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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강물처럼 넘치게 하소서[윤승용]
2017년 2월 12일 주일예배 기도문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 입춘이 1주일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혹한이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곧 봄이 올 것만 같던 탄핵 정국도 묘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새길 가족들이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고, 겨울이 깊으면 새봄이 멀지 않다는 믿음의 푯대를 안고 역사 깊은 이 보광동 언덕 위 오산학교 새보금자리에 함께 모여 주님께 영광드릴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군사독재정부가 기승을 부리던 1987년 3월 8일 저희 새길가족이 안이한 세속적 신앙의 길을 마다하고 무교파, 무교회, 무목사라는 3무교회를 내건 평신도 신앙공동체를 꾸린 이래 온갖 어려움을 뚫고 30년 동안 이토록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심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새길교회는 이번 주일부터 4주 동안 “새길을 다시 비추다: 정의, 평화, 생명”이라는 주제로 새길교회 창립 30주년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이번 주일은 이 가운데서도 ‘정의’에 대해 다함께 고민합니다.

되돌아보면 ‘정의의 예언자’ 아모스가 성서에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천명한 이래 정의는 평화와 생명, 자유, 평등 등과 함께 항상 인류의 가장 보편적 화두였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의론을 최초로 제시하면서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면 정의는 우리를 평등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마에 가면 안대를 한 채 칼과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상 유스티치아를 볼 수 있습니다. 저울이 다툼을 공평하게 저울질하겠다는 형평성을 표상한다면, 칼은 법을 위반했을 시 엄격하게 처벌한다는 강제성을 의미하고, 두 눈을 안대로 가린 것은 편견을 갖지 않고 판결하겠다는 공정성을 뜻한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이 “정의는 다스리는 자의 이익이다. 다스리는 자가 옳다고 정한 규칙을 따르면 그것이 결국 옳은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자 “정의로운 다스림의 본질은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 즉 권력이 없는 자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고. 권력자들이 다스림으로 이익을 얻는다면 올바른 다스림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갈파했습니다.

정의의 평화의 주님, 또한 존 롤스는 자신의 저서 ‘정의론’에서 “정의란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하며 사상체계의 제1덕목은 진리이지만 사회제도의 제1덕목은 정의라고 구별했습니다. 또한 정의에서 평등과 공정성이 핵심가치이며 여기에는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자유와 상충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광범한 자유를 누릴 동등한 권한을 가져야하고, 불평등으로 생겨난 이익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게 하고 불평등의 조건인 공직과 직위가 공정한 기회균등의 조건하에 개방되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1987년 새길교회가 군부독재하에서 첫발을 내 디딜 때 집권여당의 당명이 민주정의당이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선 정의롭지 못한 집단이 내건 거짓 구호가 바로 정의로운 사회였습니다.

건국이래 가장 비민주적이고 가장 정의롭지 못한 정권이 ‘민주정의당’ 이란 철면피한 간판을 내걸고 정의를 번롱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되면 비를 기다리듯 한국사회에선 21세기 들어 폭풍처럼 정의론이 사회적 의제로 등장했습니다. 2010년 하버드대 정치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 소개된 이래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무려 200만부가 팔리는 공전의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이는 한국사회가 그만큼 정의에 목마른, 다시 말해 정의롭지 못한 비정의, 무정의 국가임을 드러내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샌델은 이 책에서 구제 금융, 모병제, 대리 출산과 같은 현실 문제를 주제로 삼아, 위대한 사상가들은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고 바로잡는 기회를 만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연유로 서구에선 사법부, 특히 법무부는 미국에서는 ‘DEPARTMENT OF JUSTICE‘, 한국에서는 ’MINISTRY OF JUSTICE’로 부르고 있습니다. 정의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처라는 뜻이겠지요. 또한 판사를 Justice라고 칭하는 이유도 가장 정의롭게 잘잘못을 판결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정의의 주님, 지금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헌법재판관들에게 솔로몬 같은 지혜와 용기를 주셔서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과 이와 결탁한 비선실세들이 분탕질한 대한민국의 헌법체계를 바로잡아 줄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정의의 예지자 아모스는 정의에 대해 “빈곤한 이를 짓밟고 이땅의 가난한 자를 망하게 하는 자들아, 이 말을 들어라.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며. 하나님과 같은 방향을 보고, 하나님과 같은 꿈을 꾸고 하나님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일상과 일터, 시장, 법정에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년에 500밀리미터 밖에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땅 팔레스타인 사막에서 가장 귀한 것은 아마도 물일 것입니다. 때문에 아모스가 말한 “강물처럼 정의가 흐른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을 의미한다고 믿습니다.

주님, 아모스가 말한 정의는 철학적, 법적 개념이 아니라 신앙적 개념이며 하나님의 마음에 응답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그러했듯, 그리고 그의 독생자 주 예수가 그리했듯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 등 사회적 약자의 눈으로 보고 들으며 살아가고 그들의 편에 서는 것이고 그들과 함께 아파하며 그들을 변호하는 것이라고 저희가 깨우치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 하나님을 사랑하는 게 정의롭게 사는 것임을 믿도록 은혜주시옵소서.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님의 그 말씀을 우리가 일상의 신조로 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주님,  유신의 폭압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학창시절, 민주회복을 부르짖을 때 “정의와 용기는 젊음의 생명”로 시작되는 ‘정의가’를 부르며 주먹을 움켜쥐었던 저를 비롯한 7080세대가 어느덧 장년이 되어 정의구현에 게으르고, 불의에 눈감는 소시민에 돼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가장 부도덕한 자들과 집단들이 정의와 자유를 능멸하고 있음에도 많은 국민들이 이에 제대로 대항으로 항거하지 못하고 있음도 고백합니다. 저희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셔서 이 땅에 정의와 평화를 구현하는데 모두가 함께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1963년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에서 행한 그 유명한 연설에서  ‘우리에게는 반드시 이뤄야할 꿈이 있다며  "I have a dream“을 외치며 ”정의의 은행이 파산했다“고 선언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내리고, 정당함이 거대한 흐름이 될 때까지“ 싸우자고 해서 승리를 거두었듯이 저희도 믿음과 연대의 힘으로 마침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돌보아 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항상 사랑이 곧 정의이고, 정의가 곧 사랑이라고 가르쳐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기도드렸사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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