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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추응식

 

이 세상의 하나님

(누가복음서 6:45)


2018527

주일예배

추응식 형제

 

 

[선한 사람은 그 마음 속에 갈무리해 놓은 선 더미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마음 속에 갈무리해 놓은 악 더미에서 악한 것을 낸다.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 누가복음서 6:45 -


이 세상에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모양이 없으시니 볼 수가 없습니다. 볼 수 없으니까 믿음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사람들은 보이지 않으면 두려워하고 겸손해지는데 잘난체하려는 사람은 누구도 증명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하여 마음대로 말합니다.

 

교조적인 수많은 종교제도가 이의 산물이며, 이에 편승한 배타적 종교집단의 외침이 그러합니다. 화려한 포장지가 보이지 않는 내용물을 대신합니다. 하나님이 종교적 우월감을 높이는 수단이 됩니다.

 

이처럼 예수교에서 자기를 높이려는 사람은 믿음, 구원, 성령, 지옥 등 주로 현실 밖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때로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현란한 신학지식을 이용하여 하나님에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규정하는 사람끼리 대립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제1 강령을 위반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나님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오히려 기독교 주류 밖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규정될 수 없으므로 배타적일 수 없습니다. 어떠한 굴레에도 갇힐 수 없습니다. 교회에도 기독교에도, 성서에도, 갇힐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로 가기 위한 뗏목일 뿐입니다. 만약에 그곳에 다달았다면 그 뗏목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가장 무서운 것은 우상이 하나님의 모습과 구별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광고제작에도 상대를 기만하는 최고의 기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만의 최고기술은 기만과 진실이 구별되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는 물론 자신도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기만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잴 수 있는 세밀한 하나님의 잣대가 필요합니다. 기독교가 이 시대에 이 땅에 있어야만 하는 가장 현실적 이유입니다. 저는 이것을 굳게 믿습니다.

 

가장 좋은 제품과 가장 저렴한 가격은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큰 교회와 하나님나라 모습은 일치하기 어렵습니다. 남보다 더 잘 되려는 마음과 하나님 사랑은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것을 함께 구하고자 할 때 기만의 기술이 동원됩니다.

 

자본주의라는 어플을 사용하는 우리 사회는 사람이나 제품이나 잘 나 보이려고 경쟁하기 때문에 이 기만의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합니다. 그 최고의 경지가 바로 진실과 구별이 안되는 가짜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흉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도깨비는 오히려 귀엽습니다. 교활한 자가 성공하고 성공한 자는 우아합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취하되 재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본질보다는 이미지로 소통하는 이 단문의 시대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옳은 일처럼 보이는 것과 옳은 일이 구별되지 않습니다. 좋은 포장지가 고급제품을 만듭니다.

 

하나님이 보이지 않으니까 보이는 우상을 만들고 값싼 하나님 나라를 보여줍니다. 그 문은 크고 그 길은 넓습니다. ‘아름답다’, ‘새롭다’, ‘자유롭다’, ‘사랑한다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광고카피가 되어 우리 사회에 넘치고 넘칩니다. 그래서 공동번역 이사야서(449)에서는 우상을 빚어 만드는 자들은 하나같이 바람잡이, 아무 덕을 끼칠 수 없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바보들이다. 그렇게 눈이 멀어 멋도 모르고 우상을 섬기다가 결국 창피나 당하리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눈이 멀어서 우상을 섬긴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보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깊은 믿음과 은총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우상을 걷어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찍이 바울사도는 로마서(1:19-20)에서 하나님을 알 만한 일이 사람에게 환히 드러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환히 드러내 주셨습니다. 이 세상 창조 때로부터,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 곧 그분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사람이 그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닫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핑계를 댈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전의 장식이 아니라 세상만물을 통해서 알 수 있다고 바울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세상의 만물 중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주일날 자동차로 공기 더럽히며, 교회 간다고 분주하지 그 시간 지으신 만물들은 그냥 먹고, 자고, 교미를 합니다. 모두들 하나님의 섭리대로 질서대로 지음 받은 대로 살아갑니다. 벌은 고민 없이 정교한 육각형집을 짓습니다. 지렁이가 크다고 해서 독을 구해 뱀이 되려 하지 않습니다. 뱀은 독을 만들고, 표범은 어린 염소를 잡아먹습니다. 뱀이 악해서 독이 있고, 표범이 교육을 잘못 받아서 염소를 잡아먹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그렇게 살도록 지음 받았습니다.

 

예수가 죽던 날 그 언덕에도 아무 일도 없는 듯이 풀들은 그냥 자라고, 벌레는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세상의 질서를 바꾼 예수도 지으신 만물 중 하나일까요. 그러면 그리스도, 기독론은 어떻게 되나요.

 

이와 관련된 그림 하나 보시겠습니다. 이 그림은 한 30년 전쯤 돌아가신 최규삼 선생님이 교회주보 그림이 필요하다고 해서 골고다 십자가를 그린 것입니다.


추응식.jpg  


사람을 매달 형틀은 커야 하니까 그 십자가는 척박한 땅에서 특별히 하나님의 햇빛과 비를 받아서 잘 자란 나무로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이 나무를 잘라서 사형도구를 만들도록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었을까요. 목수의 아들 예수가 자신이 죽을 십자가를 만들었을까요. 그날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 같습니다.

 

보아라, 오늘은 저 언덕 위 한 송이 들꽃 옆에서 마라아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죽는다. 그러나 그는 다시 살아나 세상의 만물 속에서 계속해서 나를 알게 해 줄 것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하나님이십니다. 지으신 만물들의 하나님이십니다. 그 만물들은 정교한 하나님의 질서에 따라 서로 얽혀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은 종교적 선언이 아니라 삶의 지침입니다. 예수님 역시 삶의 선생님이지 종교의 선생님은 당연히 아닙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삶이 텍스트라는 서남동 선생님의 말씀이 오래전부터 남아 있습니다. 저는 오늘 송구스럽지만 단편적인 제 삶의 몇 가지를 말씀드리는 것으로 제 말씀증거를 대신할까 합니다.

 

80년대, 19세기 사회주의자인 윌리엄 모리스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모리스는 당시 미술작품이 일반인들에겐 너무 어렵고, 또 소수 부유한 자가 소유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다수를 위하지 않는 것을 어찌 위대하다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화가는 장인으로, 그리고 장인은 예술가가 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소수 특권층을 위한 예술작품 대신 벽지, 커튼 같은 생활용품을 예술품처럼 만들어 우리의 삶이 예술 속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예술의 민주화운동이자 현대디자인의 정신적 토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모리스를 통해 제 신앙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특정 신도를 위한 기독교가 어찌 세상의 진리를 말할 수 있겠는가. 목회자는 평신도로, 평신도는 목회자로 그래서 종교의 수평적 민주화가 이루어져야겠다. 그리고 생활이 예술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내 삶이,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법도 속에 있어야겠다. 종교도 없는 지렁이의 삶 자체가 땅을 이롭게 하는 것처럼 나도 지체로서의 삶을 잘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윌리엄 모리스를 계기로 모든 피조물이 교회구성원이 되는 세상교회의 교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세상교회의 교인으로 1987년 강남YMCA 새길교회에 왔습니다. 88년 결혼해서는 집사람과 둘이서 다녔습니다. 그리고 89년 아이가 태어나서는 셋이 문정동 새길교회를 다녔고, 그 뒤 둘째 아이가 태어나서는 넷이서 새길교회가 현대교회와 합친 압구정동 현대교회를 다녔습니다. 우리 아이의 어린이부 선생님이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정경일 원장님이셨습니다.

 

그러다가 큰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 어느 날 교회에 가려고 나서는데 갑자기 아이가 아빠, 교회에만 하나님 있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다하니까 그럼 꼭 교회 가야 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것은 저도 잘 몰라서 늘 제 자신에게 물어오던 질문이었기 때문에 빨리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물쭈물 잘 모르겠다.” 뭐 이렇게 대답하니까. 답을 하자마자 그럼 오늘 저 교회 안 가겠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동생도 덩달아 기다렸다는 듯이 저도 오빠하고 생각이 같은데요하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참 당황스러웠고,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하니까 사랑이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그 날부터 우리 아이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뒤에 고등학교 다닐 때 쯤 너는 종교란에 뭐라고 쓰냐?” 하니까 기독교라고 쓰기도 하고 어떨 때는 무교라고 쓰기도 하죠.”하고 했는데 근래에는 그냥 무교라고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 10년쯤 전인가 어느 날 제 집사람도 오늘은 당신 혼자 가봐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하니까. “그냥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새길교회가 싫다거나 기독교가 싫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뭐 심오한 뜻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하여튼 그 때부터 집사람도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동네 구역예배는 동네 마실가듯 가서 동네 분들과 같이 예배도 드리고 놀기도 하고 합니다.


요즘도 가끔 교회에 갈 때, “심심한데 오늘 교회에 한번 가볼래?” 하면 그냥 뭐 담에하면서 대수롭잖게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87년 혼자 교회 갔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 혼자서 교회에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가 같이 가자고 강하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집에서 어릴 때부터 제가 아이들에게 내는 문제에 있었습니다.


다음 중 우리집에서 가장 착한 사람은? 1번 추응식, 2번 백주희, 3번 추연도, 4번 추연주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한결같이 “2번 백주희, 엄마하면서 답했습니다. 2등은 오빠. 3등은 동생 4등은 추응식 저였습니다. 이러니 무슨 권위로 교회에 가자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와 비슷한 질문을 저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제 학생에게 해 보았습니다본인은 교회 다니는 친구들과 안 다니는 친구들을 비교해서 누가 더 착한 것 같은가?하니까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지 특별히 교회 다닌다고 더 착한 것 같지는 않은데요.”하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교회를 다니면서 예수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씀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과 안 다니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 마음 씀씀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 다닌다하면 저 사람은 마음 좋은 사람이구나혹은 마음을 잘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모든 행동의 뿌리아니겠습니까. 누가복음(645)에서도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하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준 사마리아인도 평시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한 행동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강도 만난 사람을 지나쳐 간 레위인이나 제사장처럼 살아왔지만, 혹 사마리아 사람처럼 마음을 잘 쓸 수 있을까 하고 교회에 옵니다. 제 힘으로 잘 안되니까 하나님의 힘을 빌어 마음 좀 고쳐보려 옵니다.

 

오산학교 교회에 오면 늘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이 시간 운동장에 있고, 나는 왜 예배당으로 들어가는가. 저 사람들은 눈을 뜨고 공을 쫒아다니는데 나는 왜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하는가. 마음을 모으고 예배당에 앉아 있으면 유대인들이 금요일 저녁부터 안식일 시간의 궁전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저도 신령한 시간 속으로 들어갑니다. 송영. 영광스러운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빛도 있기 전부터 있었던 원초적 어둠 속에서 하나님의 은총이 내려짐을 느끼려 합니다. 마지막 순서 송영도 좋아서 끝까지 앉아 있습니다.


성가대 찬양이 마치 우리 함께 주를 찬양합니다. 나아가는 세상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 사랑 속에서 그 질서 속에서 제대로 살아봅시다. 성령의 힘을 입어 세상의 부조리를 이겨냅시다.” 하고 격려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저는 새길교회에만 30년 넘게 앉아 있었습니다. 잘 앉아 있어 보려 노력했습니다. 교회는 어쩌면 공간이 아니라 저에게는 시간이었습니다. 힘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시간의 궁전을 나오면 마음씨 좋은 분들을 만나 그들에게 마음 씀씀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 저에게 마음 씀씀이를 가르쳐 주신 자매 형제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늘 말없이 교회 일하시던 마음씨 좋은 이남현 아저씨, 그리고 겉은 정말 도시 멋쟁이처럼 보이셨지만 속은 소탈하시고, 따뜻하셨던, 특히 우리 아이들을 좋아해 주셨던 이남수 아저씨, 연세 드셔도 심도학사, 신학토론 등에서 소년처럼 탐구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셨던 맑은 마음의 류홍렬 아저씨, 그리고 성가대, 주보제작 등 교회의 여러 일을 하셨지만, ‘나는 하는 것 없어하고 늘 겸손하셨던 최규삼 아저씨. 돌아가신 네 분 선생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예배당 오래 다니고도 예배당 다니지도 앓는 우리 가족 중에서 착한순서 또 꼴찌하면 뭐 하려고 교회다니느냐하는 소리를 듣지 않겠습니까. 꼴찌를 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마음 잘 써 보려 하는데 잘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마음의 주인이 되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새길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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