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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이야기 : 그 사람 어디 출신이야?

 


                                                                                                                 박현욱



한 사회에서 내가 어디 출신인지는 너무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대학졸업생들은 졸업을 늦추는 한이 있어도 가능한 한 좋은 회사에 취업하려고 한다. 삼성에 들어갔다가 몇 년 근무한 뒤에는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문이 열려있지만,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대기업에 취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국은 그 사람의 최종학력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어느 학부를 졸업했는지를 주목한다. 이렇게 대학졸업장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된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최고학부에 보내려고 기를 쓴다. 실제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이후의 인생이 수월하다. 대학은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방패다.

 

한 사람이 사회의 주류계층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대단히 복잡한 관문을 거쳐야 한다. 갑자기 돈벼락을 맞아서 부자가 되었다고 전통적인 상류층들이 벼락부자를 자신들의 그룹에 껴주지 않는다. 그 인물을 다양하게 접촉해보고, 충분한 검증이 이뤄진 뒤에야 상류층에 끼워줄지를 가늠한다. 상류층들은 자신의 문화, 정서, 경제적 수준에 비춰서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만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여러 가지 잣대를 들이대며 문턱을 높인다.

 

이런 이야기는 끝이 없다. 한국에서도 수도권인지, 지방출신인지가 문제가 되고, 서울 내에서도 강남출신인지, 강북출신인지가 문제가 된다. 그의 출신지를 통해서 우리는 그의 경제적 수준, 교육수준, 정치적 성향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렇게 따져보면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라는 사실은 그리 자랑스러운 사실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사렛에서 무슨 제대로 된 사람이 나올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 나사렛이 위치한 갈릴리 지방사람들조차 자신의 지역에서 출생한 예수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들이 가장 예수를 미심쩍어했다. 심지어는 상당히 양식 있는 지식인들조차 나사렛에 대한 나름의 편견을 가졌다. 예수님이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치켜세운 나다나엘도 처음에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라는 말을 듣고,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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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 출신의 목수가 그 동네에서 조용히 책상이나 의자를 만들며 지낼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회 밑바닥계층이 지도자로 올라오면 상류층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기존 지도층들은 개천에서 용 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인물과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도 적고, 그를 통제하기도 곤란하다. 그래서, 이런 인물은 상류층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특권에 장애가 되거나 현체제에 반기를 들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끊임 없는 경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대단한 능력이나 인격을 갖추지 않고서는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리더에 오를 수 없다. 그런 사람은 기존 지도층들과는 생각이 다르면서도 도덕성과 능력을 구비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인물은 현재의 기득권층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되기 마련이다.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명절에 예루살렘을 방문해서 한 행동들은 유대사회에서 위험한 스캔들이 되었다. 전세계 유대인들이 모두 모인 유월절에 성전에 들어가서 성전은행과 제물거래소를 뒤엎어 버린 사건은 거의 혁명이었다. 유대인들은 명절의 제사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결속감을 확인했고, 그 명절은 유대종교 지도자들이 한몫 챙길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그런데 그 밥줄을 나사렛 촌놈이 뒤엎어 버린 것이다. 만약, 이것이 단순이 미친 사람의 광기 어린 행동이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행동이 지도력을 가진 인물의 의도적 행동이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이제까지 경건한 유대인들은 유대종교가 탐욕과 권력으로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는 있었다. 그래도, 이익으로 촘촘히 얽혀 있는 종교 시스템을 비판할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나사렛 청년 목수가 이 부당함을 선언하면서 그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예수는 다른 명절에 베데스다 연못에서 38년된 고질병 환자를 고친다. 그 남자를 고친 것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유대교가 요구하는 안식일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었다. 예수님은 그를 치료하면서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선포했다. 병자는 벌떡 일어나서 그 자리를 들고 걸어갔다.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예수가 기적을 행했다는 사실에 놀랐을 뿐만 아니라 안식일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에 타격을 받았다. 유대교는 성전, 제사, 율법, 안식일과 같은 요소를 핵심적 가치로 삼고 이를 신앙의 표지로 삼았다. 그런데 예수는 성전제사, 안식일의 율법규정을 무시하는 행동을 감행하는 것이다. 그것도 사람들을 치유하는 형태로 말이다. 예수님은 제사장이나 성전 없이도 사람들을 치료했고, 하나님께로 가까이 이끌었다. 예수의 이런 행동이 계속되면, 전통적인 유대교는 불필요해진다. 예수가 움직이는 곳마다 제사장들은 수입이 줄어들었고, 유대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모의하기 시작했다. 나사렛 촌놈 하나만 제거되면, 유대교는 더 위대하고 고매한 종교로 비춰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진행되던 제사시스템은 아무런 장애 없이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수라는 인물이 하는 말은 누가 봐도 정당했고, 합리적이었다는 데 있었다. 예수의 답변은 시의 적절했고, 비유적이었다. 비유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꼬투리를 잡아서 종교재판에 회부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종교지도자들은 나름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예수를 비난했지만 대중들은 그들의 비판에 공감하지 못했다. 그들은 규정의 위반 여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예수님이 병자를 고친 것은 엄연히 선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지도자들은 한 가지 사실에 집중해서 편견을 심는다.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예수는 나사렛에서 온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를 나사렛 사람이라 불렀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가 어디 출신인지 너무도 분명히 알았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은 예수님이 별볼일 없는 지방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자신들의 참다운 지도자인 메시아로 인정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다. 비판의 핵심은 예수는 근본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집안은 깡촌의 별볼일 없는 가문이고, 직업은 막노동자인 목수이고, 학력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탁월한 랍비 밑에서 학습한 경험도 없이 토라를 꺼내서 해석하는 행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었다.                                               

 

말하자면, 예수님은 스펙이 딸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세울만한 집안, 학력, 직업과 같은 배경이 전무했다. 가진 것이라고는 맨몸뿐인 예수님이 상류층의 중심지인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엘리트들, 유력자들, 부자들로 둘러 쌓인 예루살렘 한 복판에서 기가 죽지 않았을까? 초막절을 맞이하여 모든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모이는 시기가 다가온다. 이 때 예수님은 예루살렘 방문을 주저했다. 형제들이 함께 가자고 제안하지만, 살해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형제들만 먼저 예루살렘으로 보낸다. 예수님은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의 감시망을 피해서 조용히 예루살렘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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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놀랐다. 그 가르침의 탁월함에 놀랐고, 그가 어떤 랍비로부터도 교육을 받은 일이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 순간 어떤 사람들이 수근 댄다.

 

예수는 나사렛 촌동네 사람이잖아요. 비천한 신분에 교육도 못 받은 사람이 메시아일 수 있어요? 메시아는 높은 신분에 학식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이 말한다.

 

여러분은 집안 배경과 학력으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군요. 제가 나사렛 출신에 대단한 교육을 못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이 저란 사람을 규정짓지 못합니다. 저는 규정하는 것은 하나님과 저 사이의 관계입니다. 저는 하나님에게서 시작된 특별한 존재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경험해서 누구보다 하나님과 가깝고, 그를 이해하며, 그와 하나입니다. 하나님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하나님을 경험하고, 이해하나요? 여러분이 나름의 편견 때문에 저도, 하나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군요. 저는 여러분을 하나님과의 특별한 만남으로 초대합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는 그의 출신지와 학력과는 무관하게 힘이 있었고, 진실하게 들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를 지도자로 인정했다. 예수님과 만나면 출신지와 신분은 중요한 문제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지위와 배경을 넘어서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을 알고,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 이제까지는 예루살렘의 명문가 출신들만 자신들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변화가 일어났다. 진정한 리더의 자질은 출신과 배경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참다운 인간이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생겼다.  유대지도자들이 보기에 이런 생각은 혁명적이었고, 위험한 사상이었다. 그래서 군인들을 보내 예수님을 체포하고자 한다. 하지만, 체포하려던 군인들조차 예수님에게 매료된다.

 

이 스펙의 시대에 예수님은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학력 미달이라고, 별볼 일 없는 가문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고 손가락질할 때 예수님은 어떻게 대답했을까? 예수님은 스스로를 가문과 학벌로 재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정의한다. 자신의 뿌리는 하나님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네 스펙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참다운 인간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보다 근복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하나님을 찾으면, 하나님이 찾아온다

 

자신의 가문과 학벌에 의지하기 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중점을 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진실된 마음으로 무력까지도 굴복시키는 힘을 얻는 것이다. 현실은 차별의 벽들로 가득하다. 예수님도 그런 벽을 체감했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예수님에게는 그 벽들을 무너뜨리는 진정한 힘이 있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됨의 시작이고, 모든 이들을 아우르는 지도력의 시작이다. 우주의 근원인 하나님과 진정하게 연결되면 차별도 무력화된다

 

 

 

** 박현욱 형제님은 선박 및 기업 금융분야의 변호사로 법무법인 KNC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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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사랑 2017.08.20 16:55
    이 글은 박현욱 형제님께서 아포리아(http://www.aporia.co.kr)에 연재한 글의 일부를 다시 게재한 것입니다.

    좋은 글 보내주신 박현욱 형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글을 읽다보니 개인적으로 어느 정치인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러내요.

    비주류중의 비주류, 그 당시 아웃 사이더의 상징었던 예수님은 어쩌면 지금의 우리 사회 잣대로 보면 초라하기 이를데없는 스펙을 가지셨지만, 하나님과의 관계속에서 진정한 소통의 달인이신 이 스펙이야말로 최고의 스펙이 아닌가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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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ence72 2017.08.21 10:05
    글을 공유해주신 이혜영 선생님과 인터넷 소통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다양한 글들로 새길칼럼이 새길가족의 마음을 적셔주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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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철 2017.08.21 08:44
    좋은 글을 만나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열고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를 따르는 길을 생각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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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금 2017.08.21 20:43
    멋진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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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음 2017.08.22 00:30
    "예수님에게는 그 벽들을 무너뜨리는 진정한 힘이 있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됨의 시작이고, 모든 이들을 아우르는 지도력의 시작이다. 우주의 근원인 하나님과 진정하게 연결되면 차별도 무력화된다."
    힘을 주는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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