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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도에 관하여

 

                                                                                                                                                             백성광

 

    

고등학교 때 다니던 교회에 출석한 지 1년쯤 됐을 때, 어느 분이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교회 나온 지 1년이 되었는데, 예수님을 만났니?"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런 식의 질문이었다. 그 때 당시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 후 그분에게서 나는 하루에 정해진 시간동안 기도를 하고, 그 시간을 점점 늘리는 훈련을 하라고 권유 받았다.

 

나는 처음에 무언가 들끓는 열정으로 기도를 시작하였지만 일주일 만에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그 이유는 내게 기도를 하는 습관이 잘 안 들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어떤 기도를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통성기도에 귀 기울인 적도 많았다. 그러나 통성기도를 해보려고 나름 많은 노력을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

 

통성기도에 대한 경험을 잠깐 얘기하면, 꽤 빠른 호흡으로 몇 분정도 이어지는 그런 기도였다. 보통 설교하시는 목사님께서 통성기도를 유도하였는데, 그 분위기에서 소리 내어 빠르게 기도를 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웠다. 몇 십 명의 기도소리가 섞이는 그런 자리에서 내 기도는 한 두 마디 나오다 막히곤 하였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조용히 기도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소리 내어 빨리 기도하면 내용도 잘 생각 안 나고 말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는 물 흐르듯 그렇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이후에도 나는 통성기도를 하면 유창하게 기도를 이어가지 못하였고, 지금도 그런 상태를 유지중이다. 지금 교회에서는 통성기도가 없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기도2.jpg          

 

통성기도를 선호하지 않는 나는 또한 기도 훈련이 왜 필요 한지 의문이 생겼다. 나는 적어도 이런 행동은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닌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때 설교도 비슷했었는데, 주입식 설교(?)가 주를 이뤘다. 예를 들면 기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얘기해주지 않고서 에서 기도가 중요하고, 계속 기도를 해야 한다고만 강조한다. 왜 그런 걸까? 기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성경 속에 나오는 기도와 교회가 했던 기도는 달랐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위한 기도를 하셨는데, 교회에서는 환경에 맞춘 기도를 많이 하였다. 수능이 되면 청년들에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기도를 하고, 외국으로 선교 나가는 분이 계시면 충분한 지원과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 헌금 때가 되면 몇 배로 돌려받는다는 그런 기도를 하기 도 하였다. 나는 예수님이 하는 기도와 교회의 기도가 다른 것 때문에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기도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나는 다른 교회로 옮기게 되었다. 그 곳도 물론 이전 교회와 다른 건 많이 없었다. 내가 목사님의 설교나 성경공부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이나 얘기를 하면, 공동체들은 나의 신앙을 걱정하였다.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왜 그런 얘길 하느냐, 요즘 기도는 잘 하고 있느냐(이 질문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서도 내가 기도가 무엇이냐? 라고 질문을 던지면 돌아오는 것은 거의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중에 누군가 얘기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과연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닿을 수 있냐는 얘기였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도는 닿지 않거나 혹은 무시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했던 많은 기도들 중에 응답받은 횟수는 0번이었다. 물론 로또에 당첨되거나 밤새 시험공부를 망치고 백점 맞게 해달라는 터무니없는 기도를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기도를 다 들어주셨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하는 기도를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영화 브루스 올 마이티에서 수많은 기도를 다 들어줬더니 세상이 난장판이 된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충분히 과장된 내용이지만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얘기였다. 실제로 이런 물질적인 기도를 교회에서도 많이 들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세상의 질서(?)를 위해선지, 하나님은 이런 기도를 거의 안 들어주셨다. 어떤 사람의 기도는 들어 주셨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내가 알 수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기도 내용에서 빼기로 하였다.

 

청년들 사이에서 나 잘 되라 식의 기도를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남 잘 되라 식의 기도를 언급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았다. 바로 중보기도이다.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기도인데, 암묵적으로 이런 부분에서는 잘 되라는 식의 기도가 허용되었다. 대부분 취업이나 하는 일이 잘 되도록 하는 기도와, 사람관계 개선을 위한 기도, 건강을 위한 기도가 많이 있었다. 보통 소모임에서 각자의 기도 주제를 받아서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는 방식이었다. 물론 생각할 부분이 있었지만, 그 때는 타인을 위해 열심히 기도를 했었다.

 

그러던 중 한번은 예배 중에 하는 대표기도를 맡게 되었다. 나에겐 큰 일 이었다. 어떤 청년은 기도문도 없이 즉흥적으로 유창한 기도를 하기 도 했지만 나는 절대 아니었다. 그렇게 하면 말도 잘 안 나올 뿐더러 긴장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 계기를 통해 내가 기도문을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기도의 주제를 정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위에 서술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기도 내용에서 뺏으니,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기도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에게서가 아닌 하나님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복음, 구원, 사랑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복음 구원 사랑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른다. 혹은 이런 부분을 기도하는 것조차도 교만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이것들에 대해서만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 기도문을 작성할 때 서너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어쨌든 대표기도는 잘 마칠 수 있었다. 아래 글은 내가 3년 전에 썼던 기도문이다. 내용은 허접하지만 나름 설교문과 성경을 계속해서 읽으며 썼던 것이다.

    

                                                           기도.png  

 

 

하나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하루하루 당신께 감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예수님처럼 살아가겠다고 고백을 하여도, 그게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반대로 행 할 때도 있었습니다. 나를 낮추겠다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높이고 있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저도 모르게 남과 비교하며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런 생각만 하다 보니 주님을 생각하기 전에 저의 행동 먼저 따지고 생각 하게 되고 저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하나님을 잘 모른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하나님! 이러한 생각을 하고나니 사실 저는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복음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게 얼마나 좋은지, 제가 느낀 기쁨들 보다 더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구원도 저희에게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 것인지 예수님이 다시 부활 하신 것과 비슷한 것인지, 제 생각이 달라지는 것 일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동안에 당신을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주님을 믿으며 기다리겠다는 말뿐입니다. 또한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 이러한 의문이 모두 풀릴 것을 믿겠습니다. 그때까지도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이 희미하겠지만, 이렇게 찬바람을 맞으며 맑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느꼈던 편안한 마음을 갖고 주님을 기다리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렸습니다.

      


물론 이런 기도를 드린다고 해도 내용이 안 맞을 수도 있으며, 만약에 내용이 맞다 고 한들 이런 기도가 하나님께 닿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때문에 나는 기도가 하나님과의 대화일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신앙고백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에게 기도가 닿지 않는다고 해도 신앙고백이므로 의미가 있게 된다. 혹은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받아주셨을 지도 모른다. 아직도 기도에 대한 궁금증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불어 '나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 백성광 형제님은 청년부 소속으로 대학원에서 동물영양학 전공 후 제과회사에서 껌을 연구 개발 하고 있습니다.

 

  • ?
    루시사랑 2016.11.07 17:30
    형제님! 진솔한 글 감사합니다!
    기도는 응답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하는 신앙 고백이라는 말이 제겐 공감이 되네요.

    예전 다니던 교회에서 성경 공부때 각자의 기도 제목과 내용들이 거의 자기 자신, 가족, 지인에 국한된것을 보고, 왜 예수님의 따름이로써 익명의 타인들, 사회로 그 인식이 확장되지 않는지 반문하며 반골(?) 기질을 보이다 그 교회를 더 이상 다니지 않은 기억이 나네요.
  • ?
    안인숙 2016.11.07 21:53
    기도에 대한 오랜 고민이 진솔하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찬바람 맑은 가을 밤 하늘을 편안하게 바라보며 무언의 기도하는 모습을 하나님은 좋아하실 것 같네요.
  • ?
    김근철 2016.11.08 11:08
    맞아요. 기도를 마치고 나면 저 역시 같은 고민이 생긴답니다. 그러면서 또 기도를 하죠. 고민과 갈등이 생기지 않게해달라고 기도를하죠.
    밝고 맑고 성실한 성광 형제를 만나서 함께 예배하고 기도할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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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봉기 2016.11.09 11:20
    통성기도는 공해 입니다 기독교가 사람 다 버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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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식 2016.12.30 23:27
    성광! 그때의 기도가 여전히, 특히 나에게 필요한 기도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되네~ 다른 얘기지만 성광이가 개발한 껌이 있나? 있으면 꼭 우리에게 시음할 수 있게 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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