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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록 - '신과 나눈 이야기'를 통해 다시 고찰하는 선악의 변증법

                             

                                                     윤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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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문제


나의 삶에서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는 '선악의 문제'라는 화두였다.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가? 왜 세상에는 악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는가? 인류의 선조들도 이 문제를 나처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 왔던 것 같다.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이 그것이다. 주자학의 '사단칠정론'도 인간의 본성론에 대한 것이다. 나는 질문한다. 악이란 뭐지? 왜 악이 생기는 것이지? 신은 정말 신인가? 아니면 악마가 아닌가? 아니면 선신과 악신이 존재하는가? 세상은 선신과 악신의 전투장 같다. 끊임없는 갈등의 현장이다. 그런데 그것의 양쪽 끝에는 결국 선과 악이 있다. 그런데 그것도 단순하지 않다. 중간에 수많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중간지대가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선이 악이 되기도 하고 악이 선이 되기도 한다. 토사구팽, 한쪽 편이 이기면 다시 그 한쪽 편이 둘로 나뉘어져서 서로 싸우기도 한다. 수많은 존재가 파당을 이루면서 각자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렇게 드라마가 이루어진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누군가 이런 화두를 제시했다.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 신이 존재한다면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갈 때 신은 뭐하고 있었는가? 나는 또 다른 질문을 해 본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은 한두 번이 아니다. 수많은 전쟁, 부당한 살육이 우리에게 있어왔다. 죄 없는 처녀들이 위안부로 끌려가 죽고, 양민들이 공비로 몰려 죽고, 죄 없는 시민들이 폭도로 몰려 죽었다. 인간이 원시인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많은 전쟁과 살육이 있었다. 화산폭발, 해일, 사고, 홍수, 산불, 기후변화 등으로 수많은 생명이 죽어나갔다. 이런 '악'들이 대체 무엇인가? 왜 이런 '악'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어쩌면 세상에 태어나는 것 자체가 '악'이다. 그것은 '죽음'을 야기 시키기 때문에. 신은 뭔가? 왜 세상엔 이렇게 '악'이라는 것이 있는 건가?


히틀러가 천국에 갔다니?


최근에 지인의 권유로 닐 도널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인 닐 도널드 월쉬가 1994년경부터 3년 동안 신과 대화를 한 것을 적은 책이다. 오래 전에 읽고 감동을 받았었는데, 다시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선악의 문제'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대목이 나온다. 신은 말 한다. '히틀러는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으로 갔다'. 신의 관점에서 선과 악이 없으며, 선과 악이 하나라는 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히틀러가 천국에 갔다니. 이것은 근본적인 개념 전환을 요구하는 말이다. 신이 그 이유를 설명하는 말을 종합해 보았다. '히틀러는 지옥에 가지 않았다. 왜? 지옥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국 말고는 그가 갈 수 있는 다른 곳이 없다. 쟁점은 히틀러의 행위가 잘못인가 아닌가인데, 우주에는 선과 악이 구별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단지 그것일 뿐이다. 히틀러는 수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악하다고 하는데, 죽음 자체는 악이 아니다. 지상의 삶이 천국에서의 삶보다 나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의 순간에 가장 위대한 자유와 평화와 기쁨과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하게 내버려 둔다. 히틀러의 행동은 진화되지 않은 존재의 행동일 뿐이다. 히틀러로 인해 죽은 자들에게 히틀러의 잘못이 해악을 입힌 것은 아니다. 그 영혼들은 지상의 속박에서 벗어났다. 인간이 그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그 영혼들이 들어선 기쁨의 상태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체험한 자라면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인간은 동의하는 것만 아니라 동의하지 않는 것에서도 완전함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때 인간은 깨닫는다. 히틀러 체험의 끔찍함은 그가 인류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고. 인류가 그에게 그리 하도록 용납했다는 것에 있다. 히틀러는 내가 보낸 것이 아니라 너희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다.... 히틀러는 누구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입힌 것이 아니고 그들의 고통을 끝냈다. 히틀러는 자기가 나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일을 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는 자기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국민들

그리 생각했다.' 

 

그리고 신은 선악의 기원을 이야기 한다. 신이 선악에 대해 말하는 바를 종합해 보았다. '사랑이 자기를 순수한 사랑으로 인식하려면 그것의 대립물이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대립물, 사랑이 아닌 것, 두려움이라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두려움이 존재하는 순간, 사랑은 자기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사랑과 그 대립물의 이원성을 창조한 사건이 악의 탄생의 신화이다. 그러나 그것은 원죄 (original sin)의 사건이 아니고 원축복 (original blessing)의 사건이다. 인간은 순수한 사랑을 신이란 배역으로 의인화 한 것처럼, 두려움을 악마라는 배역으로 의인화했다. 나는 악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선을 사랑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수용 가능하다. 궁극의 현실에서 선악은 없다. 절대계에서는 모든 것이 사랑이다. 상대계에서 악이라 불리는 체험을 창조한 것은 사랑이 존재 전체임을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체험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뭔가를 체험하려면 그것 말고 다른 것도 있어야 하므로 선과 악의 양극성이 창조된 것이다. 한 쪽을 이용하여 다른 쪽을 체험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신성한 이분법', 모순된 두 진리가 있는 것이다. 선과 악은 존재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랑인 것이다.'


선악을 초월하여 나아가기


요즘 독립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역시 나는 나의 작품들 속에서 '선악의 문제'를 다루었다. 인간 속에 존재하는 선악의 문제는 정말이지 분명하게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터에 '신과 나눈 이야기'를 다시 보면서 선악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도 신의 설명이 완벽하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내 속에는 계속 선악이 존재하고, 계속 싸움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설명은 적어도 나를 미궁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것 이상의 답을 줄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유일한 가이드북이 아니다. 세상엔 수많은 인류의 유산이 있고, 수많은 가이드 북 들이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고 답을 알려주고 있다. 문제는 그 메시지들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인간이 신이라는 것이다. '신인합일'. 인간은 이 간단한 명제를 잊고 산다. 인간은 인간일 뿐이고 신과는 별개의 존재이며, 인간은 신을 향해 노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는 말 같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너머를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인간이 신이라면 또 다시 신에게 다가가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본인이 신임을 기억해내면 되고, 그 기억해냄은 노력해서 언젠가 도달하게 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그러한 것이므로 당장 그것을 이해하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신과 인간은 분리된 적이 없고, 인간은 만물과 하나이고, 모든 인간은 하나라는 것이다. '자타 합일'. 여기서 황금률이 도출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해 주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남이고, 남이 나이기 때문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나 아닌 것은 없고, 모든 것이 '나'인 것이다.


존재 자체인 신이 자기의 완전함 속에 거하다가, 자기의 완전성을 스스로 인식하기 위해 '불완전함'을 만들었다. '완벽함'만이 있다면 그것은 '완벽함'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함'이 인식되려면, '부족함'이 존재해서 상대적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래서 세상에는 '상대 개념'이 존재하게 되었다. '미와 추', '선과 악'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상대 개념은 모두 신에게서 나온 것이기에, 모두 신에게 포섭된다. 이 '극의 합일'을 정말로 이해하는 것이 깨달음이고 해탈일 것이다.


이 책은 말한다. 인생의 목표는 영적으로 성장하여 하나됨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자기가 자기에 관해 가진 가장 위대한 비전으로 자기를 해석하고 체험하는 것이라고. 그것은 신으로서의 자신을 깨닫는 것이다. 인간은 신이며, 인간이 원하는 것이 신이 원하는 것이고, 인간이 하는 일이 신이 하는 일이다. 모든 인간이 신이고, 모든 존재자가 신이다. 이렇게 신이 자신이 신임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윤동환 형제님은 탤런트 배우로 활동하다가 현재 독립 영화사를 만들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
    루시사랑 2014.08.09 00:34
    원고청탁을 했을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락을 해주신 형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게다가 날짜도 정확히 지켜주시고...

    우리들 각각 신성( 神性)이 있기에 나와 다른이에 대한 동질감, 그로인한 존중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지요?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해 주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남이고, 남이 나이기 때문이다."
    이 문구 공감합니다!
  • ?
    김근철 2014.08.09 12:05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신이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 아닐까 싶습니다.
    감히 단언할수 없는 질문과 대답속에서 모든 인간이 신이다! 라는 마지막 말이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평소에 윤동환 형제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신과나눈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네요.
  • ?
    루시사랑 2014.08.09 14:38
    김근철 형제님!
    늘 그렇듯 두번째로 들어오셨네요.ㅎ

    항상 잊지 않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형제님이야말로 바로 소통과 배려의 아이콘이예요.
    내가 남인듯 남이 나인듯...
  • ?
    정영훈 2014.08.12 12:58
    형제님, 바쁘신 가운데 원고를 써주셔서 ...... 감사합니다.
    내용은 숙고를 요하므로 ^^, 천천히 음미하면서 다시 읽겠습니다.
    성가대에서도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 ?
    김희국 2014.08.13 16:14
    '인간이 신이다' 참 이해하기 힘든 말이면서 뭔가 화두를 제시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보글보글 2014.08.14 17:47

    히틀러 부분은 소피스트의 궤변처럼 느껴지는데요....??
    정의, 공의, 심판, 진노를 빼버린 신은 공허하고 무기력해 보입니다.
    이런식의 면죄부 남발은 어떤 사람들 기분은 좋게 만들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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