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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 편법, 위법이 판친 세상에서 생명존중과 공감이 사라진 현장


                                                                                                                                       최만자




“사랑하는 내 아들, 효도했던 내 아들이 어찌 그리 못 오고 있는 게야

어서 빨리 돌아와 다오

어서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신발도, 옷도 입어 봐야지. 아들.

엄마 소원이야 아들 얼굴 한번 만져나 보세.

어서 돌아와 줘 오늘은 약속하는 거지. 돌아온다고

기다리마. 아들, 사랑해." (세월호 침몰 29일째 실종자 가족, 경향신문)


'이제는 그 시신이라도 만져 볼 수 있었으면....' 이것이 지금 실종자 가족들의 애끓는 마음이 되었다.



                                            images?q=tbn:ANd9GcTwHrM3sKkzP-Z_HiWgnDW



세월호 참사에 온갖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뒤범벅돼 있지만 그 중에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에게 스스로 탈출할 기회마저 막아버리고 배에서 빠져나간 부분이다. 승객들을 버려둔 채 팬티바람으로 허겁지겁 구조선을 타는 선장과 선원들의 모습은 이 사건의 온갖 치부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기막힌 의문을 계속 일으키고 있다. 또한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온 국민이 고스란히 보고 있는데서 해양경찰이 세월호 침몰당시 선체진입을 하지도 않고 이상한 구조 활동으로 배안에 있는 승객을 수장시킨 것은 참으로 이해 불가한 일이다. 해경이 현장 도착 한 때부터 그 후 47분 동안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추가구조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사실, '누가 소리 한번 크게 질러만 주었더라도' 라는 안타까움이 우리 몸을 오늘도 떨게 하는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해경은 참사와 관련해 총체적 의혹에 휩싸여 있다. 또 왜 배를 급히 변침했는지, 선장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숱한 의문들이 계속된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의문들에 대한 정확한 사고원인과 책임에 대한 검찰 및 경찰 수사는 나오지 않고 있어 국민들은 공분하고 있고, 피해 가족들은 고통 속에 있다. 상식선에라도 의문이 해소 될 만한 답을 내어 놓는 것이 피해 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더욱 안타깝다.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건 전모가 명명백백히 밝혀지기를 재차 촉구하며 이를 위해 우리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밤잠을 설치고 생활의 안정감을 갖지 못할 만큼 세월호 참사는 충격적이고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기막힌 심정 끝이 없이 든다. 우리 국가와 사회를 그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그리고 나 자신을 근원적으로 바라보아야만 이 사건의 배경과 원인이 보일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 사건의 근원적 원인으로 우선하여 꼽는 것이 ‘압축적 경제 성장 과정’에서 벌어진 "정계, 관계, 재계"의 유착 형성에서 사회에 원칙과 신뢰가 사라진 것이라고 본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한국의 정부주도의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정계, 관계, 재계가 유착했고 연줄이라는 권력이 사회의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들을 뛰어 넘게 됐다며, 권력도 없고 지연, 학연 등을 갖지 못한 보통 사람들은 공개되지 않은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 성공의 열쇄처럼 인지하게 됐고 이런 규칙이 사회를 지배하게 됐다'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에 깊이 관련된 소위 '해피아' '관피아'의 존재가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신뢰 없는 사회, 권력만능의 사회를 조장하고 이로 인한 사회구조 악을 뿌리 깊게 한 것은 정치권의 행태로 인한 것이다. 곧 선거가 다가오는 때 우리가 정치적 패덕을 올바로 볼 수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국가와 민족의 모든 위기는 권력과 지배층의 부패와 타락, 그리고 무능에서 초래되기 때문이다. ‘한국을 신뢰가 없는 사회로 만든 것은 국가기관, 대기업, 정치권력 등 지배적인 권력이다'라고 서강대 서복경 교수는 말한다. 그는 정치인들은 공약을, 그리고 법을 집행하는 기관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한국사회에서는 '돈과 권력만 있으면 법과 원칙을 누를 수 있다'고 사람들이 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개 원칙을 지키고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이 생계활동을 하다 보면 '위법적 질서'에 편승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생활 속에 편재해 있는 구조적 악을 보게 된다. 이 구조악은 우리 내면에 깊게 뿌리를 내려 그것이 악인 줄도 모르고 일상으로 악을 저지르게 된다. 선장과 선원들 해경들이 이런 수준에 있는 듯하다.



이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생각케 한다. 그는 '악은 참으로 평범하다. 너무도 평범해서 악인은 자기가 한 짓이 악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위에서 내려준 명령을 행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라고 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도 간첩증거 조작도 권력으로 눌러 넘어가는데, 세월호의 과적도 선박 개조 증축도 해피아에 의해 넘어가는 거야 자연스럽기 까지 한 것 아닐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회에서 원칙은 힘을 잃는다.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파기 되고,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도 65.8% 이행에 불과하다. 정치인들 공약 안 지켜도 처벌, 피해도 없다. 편법과 위법이 판치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약자들만 희생된다. 사실은 이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정치를 외면해선 안 된다. 일찍이 플라톤은 말하기를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라고 했다.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최우선의 가치가 돈이며, 소유에 목적을 둔 삶의 방식이다. 이것은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의해 확산되었다. 생명보다 돈이 우위를 차지하는 세상이 되었고 자본 중심, 자본지배의 사회는 물질화, 맘몬화 되어 심각한 빈부 양극화를 초래했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지배는 우리 모두를 돈을 모으기 위해 사는 인생으로 만들었다. 자본가들은 혈안이 되어 편법 불법을 저지르고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자본의 축적을 이루려 했고, 노동하는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생긴 돈을 더 많이 갖기 위해 경쟁과 부정도 불사하는 죽임의 삶의 방식이 우리 모두의 생활모습이 되었다. 자본을 더 쌓기 위한 과적, 선박의 불법개조, 이를 감시하는 권력과의 유착으로 생명의 안전은 깡그리 무시될 수 있었고 그 결과 세월호 참사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이러한 맘몬주의 가치를 확장시키는데 큰 공헌자가 기독교 특히 개신교이다. 1960-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계획으로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시작한 경제제일주의의 자본주의적 가치는 1970년대 한국교회의 삼박자 축복의 신앙과 잘 결합되고 교회는 폭발적 성장을 하면서 대형, 최고급, 부의 획득에 하나님의 이름을 팔았다. 너도 나도 열심히 기도해서 건강, 성공, 부를 누리는 하나님의 축복받은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한 것이 오늘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자화상이다. 며칠 전 노(나이 많은) 목회자들이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치는 행사를 하였는데 그들도 교인들에게 돈 제일을 추구하는 그런 기도의 신앙생활을 가르친 장본인들이라면 회초리 몇 대의 퍼포먼스로 그칠 일이 아니다. 거리로 나가 그 회개의 에너지로 잘못된 교회와 사회를 비판해야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종교인들의 관계 유착, 권력과의 유착이 우리사회를 이렇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돈이 많아진 교회들이 그동안 세속의 권력, 교계의 권력을 얻기 위해 돈으로 권력과 유착관계를 만들어 권력을 누렸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의 횡포, 그리고 온갖 위법적 환경에서 결과한 것이 인간성의 왜곡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무한경쟁을 결과하고 낙오자들을 비인간화시키고 성공론을 확장시켜 교육, 종교계에 그 신화를 양산해 내었다. 경쟁은 모든 것을 대상화하고 인간을 야비한 인간성으로 죽이는 문화를 만연시켰다. 나만 잘되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를 아무 죄의식 없이 가진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사회를 결과하였다. 모든 문화 안에는 경쟁원리들이 채워져 있고 모든 관계들은 깨어져 버린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자본주의적 가치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간성을 추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랑, 연대, 공감의 인간성을 찾아야 한다고 인문학자는 말한다.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그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야만 한다. 특히 공감은 사랑하게 하고 연대하게 한다.



그러므로 공감적 인간성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공감을 뜻하는 영어단어 compathy는 어원상 함께의 com과 고통을 뜻하는 pathos의 결합어다. 바로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을 지칭한다. 고통을 나누지 못하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 아니라는 의미다. 문화평론가 강유정 교수는 "인간의 상상력이 지닌 가장 놀라운 기적이 있다면 바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다움의 핵심이야 말로 공감과 연민의 능력일 터다."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지도자는 나라를 이롭게 하는 자가 아니다. ... 이롭기만하면 그것이 덕이자 선이 되는 시기는 끝났다. 책임보다 더 먼저여야 하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공감에서 출발한 책임은 그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공감하는 지도자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세월호 참사 앞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은 지극히 공감 없는 지도자로 행동하고 말하였기에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고 본다. 더욱이 정부나 정권 인사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대응과 발언에 대한 비판을 그 지긋지긋한 종북 몰이로 통제하려 드는 행위나, 경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조바심을 자극하는 등의 논리로 비켜가거나 무마시키려하며, 언론 통제를 통해 은폐 시키려 하고, 더구나 당치 않는 ‘미개인’ 등등의 언사들로 피해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한 그동안의 행태들은 정부에 대한 등돌림만 더하게 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무능하고 무공감하는 이 정부에 대해 비판과 정당한 요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에서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권력자, 정부인사들 이었던 것에 반해 공감하는 인간성을 잃지 않고 제자나 친구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린 위대한 선생님들과 우리 아이들이 있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고 그나마 희망을 가지게 된다. 긍휼히 여기는 자 복이 있고 애통하는 자 복이 있다. 예수는 정말 잘 울고 아픔을 함께한 공감의 인간성을 충만히 가진 우리의 참 좋은 지도자이다.




**이 글은 최만자 자매님께서 월간 '한국 YWCA' 5월호에 기고하신 글을 다시 게재한 것입니다.

  최만자 자매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신학자로서 여성신학의 첫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한국여성신학회 회장,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을 역임하셨고 현재는 새길교회 신학위원으로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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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사랑 2014.05.22 16:20
    최만자 선생님께서 한국 YWCA에 기고하셨던 글을 전교인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길컬럼에 실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와 우리 사회의 극심한 문제점들을 냉철한 혜안으로 잘 써주신 글이라 모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인본을 배제한 교회 성장주의와 압축 경제 성장주의라는 바퀴들이 하나로 맞물려 우리 모두의 묵인하에 대한민국이 가장 선두에 선 위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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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벗 2014.05.22 17:02

    함께 공감할 수 있게 게재하여 주신 것에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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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철 2014.05.23 11:14

    "공감" 이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요즘입니다.
    이웃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보다 더 아프게 생각한 예수를 따르고 있어 그나마 행복하며,
    남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교우님들이 있어 조금 더 행복합니다
    이 글에서와 같이 더 많은 이웃이 <기쁨과 아픔>을 공감하는 그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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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훈 2014.05.23 16:58
    함께 애통하는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동고의 스승....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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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근 2014.05.25 21:08
    부당한 지배권력과 이에 기생해온 기득권 층이 오래동안 상부상조하며 탐욕을 누려온 결과라는 것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그간 길고 긴 침묵으로 일관해온 새길과 새길인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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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대 2014.06.06 12:39
    쓰신 글에 못미치지만 크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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