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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여기서도 나눌만한 것 같아서 옮겨봅니다. [전 예전에 다니던 교회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문제가 있던 곳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 자신을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큽니다) 그래도 놀러 갈게요. ^^]


...............
"종교적 믿음에 대한 몇 가지 철학적 반성"

이 책을 언제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병특을 하고 있던 때인 것 같다. 덕수상고를 나와 서강대에 입학한 후 철학강의를 듣고 인생을 걸어보기로 결정했다는 저자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젊어서부터 매우 진지하고 명석했던 것 같다. 세상엔 역시 숨은 현자들이 많다.

매우 작은 책이다. 122페이지에 지나지 않는데다가 포켓사이즈이다. 종교철학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 작은 책에 모두 담았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적 믿음에 대한 몇 가지 철학적 반성"은 종교철학을 풀어서 쓴 말이다. 종교철학이라는 분과가 서양의 기독교에 대한 철학적 탐구에서 시작된 만큼 다른 종교보다는 기독교에 대한 성찰이 많다.

신학과 변증학이 특정 종교를 옹호하기 위한 작업이라면 종교철학은 옹호의 목적이 아닌 그야말로 반성적, 비판적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철학은 근본적으로 기독교 친화적인 것 같다. 이 학문을 하는 사람이 종교가 없는 이들이라면 애초에 공부를 하는 동기도 없었을테니까.

종교와 과학.
종교는 의미를 밝히고 과학은 물리적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고 구분하면서 둘의 상보성을 주장하는 것은 나의 입장과 같다. (이것을 '신정통주의'라고 부르는데, 갈릴레이가 이런 입장을 가졌다는 것은 놀랍다) 이것은 사실 종교가 그간 의미가 아닌 물리적 원리에 대한 지식까지도 지배했기 때문에 빚어진 갈등 양상을 화해시켜보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그 반대도 있다.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들이 과학적 사실에 입각하여 세계의 의미를 해석해내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으니 말이다. 도킨스는 의미의 자리까지 내어놓으라고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가 ex-과학자일 뿐, 과학 활동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 이제는 비평가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로선 그의 활동을 과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러나 그 같은 도전을 간단하게 무시하거나 일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의 존재 문제
결국 논증할 수 없음

악의 문제
신의 전성성과 전능성을 동시에 인정하게 어렵게 만드는 악의 문제.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것은 이것이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중요한 문제라기보다는 전능하고 전선한 신을 믿기 때문에 중요해지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이에 대한 대답은 '변명'하는 것에 불과한 것 같다. 즉, 결국엔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오늘 승윤이에게 내뱉듯이 한 말이지만 어쩌면 성경은 우리로 하여금 '안정적이고 확신할만한' 진리보다는 '불안정하고 긴장되는'--엔트로피가 높은--믿음 속에 거하게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겸손하도록, 그리고 끊임없이 추구하고 정진하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적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기적을 '자연에 대한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이 개입한 사건'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가 현재에는 기적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미래의 어느 순간--지식이 확장되어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는 더 이상 기적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기적은 결국 설명가능성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태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매우 평범하고 '자연적인' 일(예를 들어 어머니가 싸주신 밥이 오늘따라 유난하게 맛있어서)에서도 신의 개입을 인식한다면(맛있는 밥을 주신 하나님의 은총) 그것은 기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적 경험을 냉소 아닌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고 나 또한 많은 자연적인 이론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기적을 매일 맛보며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종교와 도덕
앞서서 기독교 신앙을 어느 정도 옹호하던 저자가 갑자기 공격적인 자세로 변한다. 비도덕적 종교인 및 종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한국 교회의 신학 교육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지배하는 자에게는 구약이 약속하는 현세의 축복을, 억압받는 자에게는 신약이 약속하는 내세의 축복을 강조해서 착취구조를 고착시키는 종교가 아니라, 오히려 지배하는 자에게는 내세에 자신들의 신분이 초라해질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고 지배당하는 자에게는 구약이 선포하는 해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싸울 용기를 북돋아주는 기독교로 요청하는 데에 나는 진심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종교가 윤리보다 더 우월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판단보다 실천을 강조하며 정의를 넘어선 사랑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종교가 정말 윤리적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대답이 없다는 점에서 결론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종교 간 대화
배타주의, 포괄주의, 신 중심 다원주의, 구원 중심 다원주의에 대해 살펴보았다. 나는 교리적으로는 포괄주의(그리스도 외에 구원의 길은 없으나 타종교인도 모르는 사이에 구원 받을 수 있다)에, 실천적으로는 구원 중심 다원주의(도덕적 실천에 있어서는 모든 종교가 함께 해야 한다)에 어느 정도 들어 맞는다. 새길 교회 및 대부분의 진보적인 에큐메니컬리스트들은 신 중심 다원주의(신은 하나이나 그에게로 갈 수 있는 종교는 여러 개이다.)를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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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 2008.07.31 23:04

    구욱이형~
    가끔씩이라도 오셔서 같이 이야기 나누었음 해여^^

    책 탐방기 잘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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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 2008.08.01 11:13
    늘 '기적'을 이루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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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인 2008.08.01 16:35
    자주 놀러오세여~
  • ?
    황민령 2008.08.03 19:08
    아... 구욱씨! 전에 교회로 간다는 글을 이제 읽었네요~
    가끔 놀려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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