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가 시작된 지 어느새 일 년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새길 촛불이야기’도 딱 그만큼 되었습니다.
질곡의 시간을 겪은 후 청년회는 이곳 새길 홈피에 머무는 것이 불편하여 어느 포털에 방을 얻어 나갔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활동은 계속 새길 홈피의 청년회 방을 이용 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들만 따로 나누겠다고 말이지요. 사실 그때 힘들더라도 여기서 부대끼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두 집 살림이 현실적으로 양쪽 모두 원활하게 유지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청년들의 피곤한 마음에 깊이 공감하였기에 제 의견을 제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그 곳에서 불행히도(?) 너무 재밌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새길 홈피의 청년회 방으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여러분이 새길 홈피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잠시 집을 비우고 나가면 외출이고 여행이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이사가 됩니다. 결국 주인이 바뀔 수밖에 없겠지요.
둘째. 1년 전 여러분에게는 이렇게 새길 홈피를 떠나 있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선택이었지만, 그 이후에 새로 온 청년들이나 앞으로 새길을 다니게 될 청년들에게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서 원하든 그렇지 않든 타인에게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새길교회에 와서 청년회에 들어오는 새로운 청년들이 새길 홈피의 청년회방을 외면하고 바깥의 다른 살림집에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은 참 어색하지 않나요?
셋째. 여러분이 지금은 청년회에 몸을 담고 있지만 앞으로 5년 10년 후면 어차피 그곳을 벗어나서 새길 교회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로 청년회 방에서만 활동하지만 점차 새길 홈피의 여러 방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그대들의 이야기로 채워 나가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게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게 아니지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오랜 시간 집을 비워둔다는 것이 걱정스럽습니다.
넷째. 폐쇄된 공간에서 여러분들끼리 돈독한 정을 쌓는 재미에만 머무는 것은 상대적으로 또 다른 ‘끼리끼리의 문화’를 낳을 지도 모릅니다.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이것은 제 바램입니다. 새길교회는 지역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합니다. 그러기에 새길교회는 인터넷교회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새길교회는 새길 교인들 사이에서 부족한 생활 나눔을 보완해 줄 수 있으며, 또한 이런 저런 사정으로 교회에 나오지는 못하지만, 새길 홈피를 통해 새길 신앙을 나누는 또다른 교인들과의 교류도 가능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현재 새길 홈피는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합니다.(저도 많이 답답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청년들의 활동은 새길 홈피에 생기를 돌게 할 겁니다. 그대들 마음의 자유로움과 손끝의 가벼움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의 상처가 깊다는 것 잘 압니다. 때로는 돌이켜보는 것조차 힘든 기억이지만, 외면하고 지워버리려 애쓰기 보다는 어차피 우리가 함께 겪은 시간이기에 담담히 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는 이 문제로 여러 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에는 청년들을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다른 새길 교인들도 알 수 있고(알아야 될 문제고), 또 여러분의 생각 하나하나의 결이 잘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 글을 올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회의 잘 하는’ 새길 청년 여러분!! 그대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시기나 방법에서 제가 너무 경솔했다면 용서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