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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의 삶에는 어떤것이 필요한가.'

 

 

 

이 글을 내 육신과 영혼의 부모 임성식, 오영수 님에게 바칩니다.

 

2009년 5월 8일 임병인

 

 

 

 

 옛날 조선시대에 서연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이러저러한 고민들과 삶의 어려운부분들을 말하여 답을 구하고 위안을 얻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것을 배웠는지 아는 사람이 없어 혹자는 무당이라 하고, 또 혹자는 철학자라 했다.  서연의 집앞에는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고자 모인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렸다.

 어느날, 서연의 집에 한 여인이 찾아왔는데, 그녀는 많이 울었는지 눈이 부어있었고 얼굴엔 절망이 가득 차 있었다.

 여인이 서연에게 말했다.

 "서연님... 전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 지난 20년동안 나와 함께 한 그 사람은.. 지금 감옥에 있어요.. 그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지만, 도저히 용서될 수 없는 일로.. 그는 사형선고를 받았어요.... 전 그사람이 그런 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요.. 하지만 이미 판결은 내려졌고.. 그는 내일 죽어요... 이제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직히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이 무서워요.. 도망치고 싶어요.. 하지만.. 하지만.... 그사람이 외롭게 죽어갈 생각을 하니... 그 누구도 그 사람을 위해 변명해 주는 이가 없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

여인은 이제 소리내어 울 힘도 없는듯,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서연이 입을 열었다.

 "그가 그렇게 중한 죄를 저질렀고 내일 죽는다면 이제 당신은 혼자 살아갈 방도를 생각해봐야겠군요. 쓸데없이 찾아갔다가 혹 그사람과 연루될 가능성도 있으니 멀리 도망가는 것이 어떨런지요. "

 "아... 어찌 그리 냉정하게 말씀하시는지요.. 그사람에겐 나밖에 없는데... "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당신은 그 사람에게 가서 나만은 당신을 믿는다고,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

 "전.. 진심으로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런다고 해서 그사람이 풀려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믿어준다고 해서 그사람의 죄가 사하여지는 것도 아닌걸요... "

 "맞습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판단보다 당신 한사람의 믿음이 더 소중할수도 있겠지요. 20년간 그사람과 당신이 서로 보고 느끼고 부대끼며 살아온 것이 진실하다면, 이 세상 모든사람들이 한목소리로 그 사람을 악하다 판단하여도 당신 한사람의 판단보다 더 중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

 

  여인은 서연의 집을 나와 정처없이 떠돌고 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사람과 나.. 나와 그사람.. 우리의 삶은 어떤 것이었나요..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 함께 걷던 길.. 따뜻한 그의 손길.. 잊혀지지 않는 슬프고도 잔인한 현실들.. 그래도.. 사랑하기에.. 신뢰하기에.. 하루하루 버텨왔던 나날들... '

 그녀의 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이윽고 힘써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간 곳은 중죄인이 감금된 감옥, 한밤중에 찾아온 여인네를 보고 놀라 옥졸들이 막아섰지만 문지기가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고 들여보내 준다.  

 작은 호롱불이 전부인 어두컴컴한 지하감옥에 그가 목에 칼을 쓰고 앉아 있다.

 

 "당신, 정말 보고싶었어요. 그래서 달려왔어요."

 "하하하.. 당신은 어린애와 같구려. 이제 봤으니 그만 가시오. 사형수와 오래 이야기할 필요는 없소"

 "내 남편 이시형! 나는 당신을 믿어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을 죄인이라 하여도.. 당신을 죽여야 한다 하여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그 이름은 내 이름이 아니오. 내 이름은 이요셉. 난 세례를 받았고 요셉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소."

 "요셉..? 세례..? 그렇다면.. 당신은 혹시...?

 "그렇소. 나는 내 신념을 위해 인륜을 저버리고 세상을 등졌으며 나라와 민족과 국왕을 배반했소. 나는 죄인이요, 죽을 죄인이고 내일 죽지만 나는 내가 부끄럽지 않소. 당신에겐 미안하지만 할 수 없소. 이제 가시오. "

 "상관없어요. 내가 아는 사람.. 내가 아는 당신은 언제나 내가 아는 그대로예요.. 당신이 어떤 길을 가고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판단되어지든.. 내가 신뢰한 당신은 언제나 그대로예요.. 나는 당신이 어떤 인간이고 어떤것을 따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당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예요. 나는 당신이라는 인간자체를 사랑한것이고 당신이라는 사람 그 존재 자체를 신뢰한 것이예요. "

 "당신은 바보같구려. 그게 다 무슨말이오. 다 헛되오. 참으로 고마운 말이긴 하지만 당신이 믿어준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

 "그렇지 않아요.. 나와 당신의 관계는 나와 당신밖에 몰라요.. 이 세상 모든것과 상관없이 나와 당신만이 아는 기억, 우리가 살아온 삶, 우리만 보고 우리만 느끼고 우리만 경험한 것.. 나와 당신만의 관계.. 나와 당신만의 세계... 그 누구도 몰라요.. 당신을 온전히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걸요..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해요.. 내가 당신을 신뢰한다는것은 나와 당신, 우리들의 세계에서 '전부'인 것이예요."

 ".....그러한가.. 나는 내일 죽지만 진실로 행복한 사람이로구나..

       ......나의 삶은 헛.되.지.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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