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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장점 중 하나는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임무교대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돼, 그 반대로 해야 돼" 하며 비판을 해 대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앉혀 놓으면 당연히 모든 것을 뒤집으려 하겠지요. 실제로 이명박대통령이 인수위원회를 시작하면서부터 한 것은, 앞 정부에서 하던 일의 거의 모든 것을 뒤집는 일이었습니다. (쇠고기 파동도 뒤집기를 서둘다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그 뒤집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려 들면서 충돌이 생긴 것이고, 이미 많은 것의 뒤집기를 포기한 듯 싶습니다. 지방 혁신도시, 기업도시, 대운하, 수도권규제, 부동산정책, 영어몰입교육, 의료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경제기조(성장->물가안정) 등에서 이런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 인기가 회복되면 또다시 뒤집기를 시도할 지 모르지요.

한 때 돈에 환장했던 국민들은, 즉 "경제위기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판단력을 잃었던 국민들은, 지난 5년 내내 "대한민국 경제파탄, 온 세계가 호황인데 유일하게 침몰하는 한국"이라는 메시지를 줄기차게 쏟아내었던 조중동에 속았던 데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때늦게 안티조중동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규모나 수준으로 볼 때 지난 5년간 4-5%대 성장을 보이면서 OECD 국가들 중 선두그룹을 형성했고, 올해의 4.6% 계획 역시 미국이나 유럽의 1.6% 내외에 비하면 거의 3배나 되는 높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성장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질적 균형입니다. 아이들이 한 해에 10cm씩 크던 사춘기를 지나면 근육과 장기가 단단해지면서 내적 성숙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국민소득 2만불 선에 이르면 적절한 사회보장정책으로 불균형을 시정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순리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사회보장정책을 주장하면 친북좌파세력 내지는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며 그렇게 하면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망하고 수출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주장하는 정부와 조중동에게 실제로 지난 70여 년 동안 사회보장정책을 유지해 온 유럽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독일이 어떻게 세계최고의 수출국의 자리를 5년간 이어오고 있고, 서울 인구 정도의 벨기에가 어떻게 5배나 큰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수출을 하고 있는지, 왜 유로화가 그토록 강세인지 설명을 해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벨기에 인구의 98%가 중산층 이상이고, 교육은 대학까지 평준화되어 입학시험이 없고, 누구나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면 대학원까지 거의 무료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은, 더 가진 자가 더 많이 내는 공평한 과세정책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에 그 기반이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이런 제도가 정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독교적 정의와 나눔의 정신이 사회운동으로 실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벨기에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입니다.)

적절한 사회보장정책을 통해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지 않으면 국민은 경제위기라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계속해서 "돈에 환장한 사람"의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이제는 성장률에 대한 환상을 접고 선진국 수준의 사회보장정책을 추구해야 합니다. 촛불집회에서도 이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새로운 정책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대통령을 이미 뽑아 놓았으니 어쩔 수 없이 그의 방식대로 추진하도록 5년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여전히 국민의 손에 있고, 국민은 제 목소리를 내어서 국가의 정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전혀 터무니없는 747정책을 내세웠던 현 정부는 이제 그 실현 불가능성을 인정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강력한 사회보장정책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일시적 혜택이 아닌 지속적 시스템으로 주어지는 서민층에 대한 혜택은 사회의 불안을 진정시키고 내수기반을 확장시켜 경기의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강력한 동력원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재정은 매우 튼튼하고 부채율이 선진국에 비해 아주 낮기 때문에 당장 엄청난 증세를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이런 대안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을 완화시키고 서로간의 신뢰를 증진시키는 일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제 생존의 걱정으로부터 국민들을 해방시켜 누구나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인격적 존엄성을 지키면서 살다가 죽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주어야 합니다. 그럴 때 국민들은 한 차원 높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고, 그런 수준 높은 에너지가 진정한 선진국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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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권 2008.07.05 0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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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희 2008.07.05 20:12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를 우익이 아니라 중도적 실용정부라고 강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국민건강보험도 없는 야만적 미국 시스템을 따르겠다고 천명하는 것은 아니니까, 민생의 "실용"을 강조하며 좀더 진보적인 사회보장법의 입법운동을 벌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부유세 등 너무 앞선 것을 요구하면 저항이 크니까 무리가 없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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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희 2008.07.06 10:52
    "진보적인 사회보장법"보다도 "선진형 사회보장법"이 낫겠네요. 선진을 좋아하는 정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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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인 2008.07.06 11:00
    이명박 정권에게는 중도적 실용정부란 말이 가장 어울린것 같네요. 하지만 이번 촛불집회를 계기로 우익들이 똘똘 뭉쳐 이명박정부를 지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측근들도 전부 우익쪽 인사로 갈아치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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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희 2008.07.06 14:04
    그들에게 "당신들은 우익이다" 하고 인정하는 순간 말하는 사람은 좌익으로 낙인 찍히게 되지요.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레드컴플렉스가 심한 나라이고 "좌"(left)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원천적으로 순수한 의미를 잃은 우익, 좌익, 이런 이념적 용어는 한국에서는 그저 말하는 시람의 목적에 따른 수식어에 불과할 뿐 실체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위정자들이 좋아하는 민생, 실용, 선진....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하며 설득력을 얻고 국민들의 지지를 업을 수 있는 길이라 보입니다.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는 감정을 자제하고 전략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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