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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3 01:40

생각

조회 수 2227 추천 수 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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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외삼촌과 기차표를 끊기 위해 긴 줄을 선 적이 있었습니다. 줄이 하도 길어 앞에 상황이 어떤가 보러 가보았더니 아주머니 두 분이 막무가내 새치기를 하셔서 창구에 몸을 들이미셨습니다. 화가 나서 제가
"뒤로 가서 서세요. 줄 안보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대뜸 그 분들 하시는 말씀이 " 쬐그만게.. 뭐라구?" 하시며 역정을 내셨습니다.
사춘기소녀인 저는 참을 수 없어 " 어른이면 어른답게 하세요."라고 쏘아 붙이고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에도, 그 전에도 저는 여러 번 제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일들에 대해 저렇게 얘기 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은 그랬습니다.
자라면서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막연히 가만히 있는 것이 미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키웠습니다.
왜 일까요? 할 말은 하고 도망치듯 피해왔지만, 단 한 번도 어른께 “네 말이 옳다.” 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해서 일까요?  

서른이 넘은 지금은 ...
컨디션에 따라 행동을 달리 합니다.
아니 생각을 여러 번 합니다.
아니 적당히 합니다.
부끄럽지만 그렇게 적당하게 할 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여길 수 없는 일이지요.
옳은 것은 상황과 때에 맞게 하는 것이라 생각 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렇게 생각만 하고, 적당히 넘겨야 하지 않을 때.
그때 과연 내가 행동할 수 있을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무엇이 상황에 맞는 것이며, 아닌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지혜를 배우고 싶었고, 나이를 먹으면 그 지혜도 생길 것이라 기대했었습니다. 물론 나이 서른에 그 지혜를 온전히 갖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배우는 것이 이 세상을 사는 지혜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적당하게 사는 것,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여기는 태도..점점 이런 것들을 많이 배우는 것 같아 스스로 씁쓸합니다.

막무가내 어린 시절 제가 가끔 그립기도 합니다.

젊음과 열정만을 내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여러 세대 간의 조화와, 신앙의 어른들께 지혜를 배우려는 겸손함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 비슷한 생각의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겠습니다. 생각이 달라, 생기는 조금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또 더 나아가 온전히 인정하는 건강한 젊음이 우리 모두 안에 늘 살아 있기를 원합니다. -6월8일 청년회 헌신예배 마침 기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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