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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류상태

"왜 사느냐고 물으면"

(마태복음 16:24~26)

 

2006.02.05

류상태 형제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 마태복음 16:24~26

 

 

누군가 여러분에게 ‘왜 사느냐?’ 하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살거냐?’하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살겠다.” 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그러나 “왜 사느냐?” 하고 물으면 얼른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참 생각하다가 “죽지 못해 산다.”든가, “먹기 위해 산다.”, “그냥 태어났으니까 산다.”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요즘은 “죽지 못해 산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살기 싫은데, 살 맛도 없고 사는 재미도 별로 없는데, 매인 게 많아서 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아내나 남편이 있고, 자식이 딸려 있고, 그래서 죽을 수도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 보통 사람들, 선량한 보통 우리 이웃들이 신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먹기 위해 산다”는 분도 꽤 계시더군요.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살아가는 이유라면 짐승과 다른 게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태어났으니까 산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게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의 전부라면, 인생이 너무 무의미하지 않나, 너무 싱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학교에 있을 때, 종교과 수업 시간을 이용해서, “왜 사느냐고 물으면”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연구 발표를 시킨 적이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 물음에 대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대학가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돈벌기 위해서, (이런 저런 것을) 이루기 위해서… 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대학가기 위해 산다는 학생은 대학가면 죽어야 되겠네요. 대학가기 위해 산다면, 대학에 갔으니까,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성공하기 위해 산다는 학생은 좀 더 오래 살 수 있겠군요. 인생의 성공이라는 건 대학가는 것 보다는 좀 더 어려울테니까… 그러나 이 학생 역시 자기가 기대하는 성공을 이룬 다음에는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어졌으니까 죽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겠네요.”

‘왜 사느냐?’라는 물음에 대해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라는 대답을 하게 되면 우리 인생은 수단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인생 자체가 목적입니다.

 

많은 사람들, 특히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곡해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이유는 무언가 큰 일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겠느냐?”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온 천하를 얻는다고 해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해서 일어나는 비극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대입 수능 시험이 끝나면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생기고 그 중에 한두 건은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작년에는 보도된 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 작년에 자살한 학생이 없거나 (있다면 비교적) 적었는지 아십니까? 1교시 언어 영역 시험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일부러 쉽게 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잘 봤다고 생각해야 적어도 1교시 끝나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일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그게 사실인지, 누군가의 상상이 그럴듯하게 퍼진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시험 점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생을 접으려는 무모한 일들이 일어날까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뭔가 굉장한 걸 이루어내지 않으면, 우리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런 생각이 어떤 업적을 쌓는 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결코 옳을 수 없는 이유는, 생명의 가치를, 하나님께서 주신 그 고귀한 생명 자체를, 수단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입니다. 대학가기 위해 산다고 대답하는 학생이 대학 입시에 낙방하면, 살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합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내 인생이 가치 있고, 대학에 못 들어가면 내 인생은 별 볼일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입시에 실패했다고 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는 겁니다.

 

저와 매우 가까운 어느 노신사 얘기 좀 하겠습니다. 그 분은 어려서 무척 고생을 했고, 돈만 벌면 인생이 저절로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한 가지 목적으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돈만 있으면 저절로 인생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을 이 분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느끼게 된 겁니다. 돈이라는 게 인생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은 될 수 있어도, 돈 자체가 행복은 아니라는 것을 나이 60이 넘고부터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인생이 이게 아닌데…” 하고 아쉬워하고 허무해하지만, 지나온 인생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얻어야, 무언가를 해 내야, 우리 인생이 의미있어지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 우리 인생은 끊임없이 그 무언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만일 누군가 저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삶 자체의 가치 때문에 삽니다.” 제가 지금 여기서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향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의미있는 겁니다. 무언가를 해야만 삶이 의미있어지는 것이 아니구요.

아직 어리거나 젊은 자녀를 둔 교우님들은 자제분들에게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인생의 의미를 잘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 고귀한 우리의 삶 자체를 충만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하면 대학도 가고, 돈도 벌고, 명예도 얻고, 성공도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돈, 대학, 성공, 명예,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삶의 풍요를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대학 못가고, 성공하지 못하고, 돈 많이 벌지 못해도, 하나님의 인격(형상)을 닮은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가치있고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입니다.

 

학생들 얘기를 조금 더 하겠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 되면, 대학 입학시험에서 떨어졌거나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과 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거나 심하면 가정에 위기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공부도 못하는 나같은 놈이 살아서 뭐해?” 라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공부를 아주 못하는 학생보다 반에서 2등 내지 5등 안에 드는 학생, 전교에서 20~30등 정도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10등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아이들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낸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은연 중에 주입시킨 것이죠. 우리 중에 혹시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자녀를 두신 부모님 계십니까? 계신다면, 부모님들이 먼저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이 아닌지, 그리고 은연 중에 아이들한테 그런 생각을 주입시킨 것은 아닌지 돌아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시고, 자녀들과도 터놓고 대화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21년 전인 1985년에, 서울에 있는 어느 여자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해 가을, 시험 성적 때문에 목숨을 끊은 제자 아이의 주검을 따라 벽제 화장터에 가서 한 줌 재가 되어 나오는 아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기가 막힌 모습을 보면서 대답할 수 없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야, 이 놈아, 공부 때문에 산 거냐? 네 인생을 위해 공부를 한 거냐?”

 

하나님께서 주신 우리의 고귀한 삶, 그 삶을 더욱 충만하게 하기 위해, 공부, 대학, 성공, 돈… 그런 것들이 수단으로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공부하는 게 재미있고, 노력하면 성적도 오르고, 그런 학생은 공부 계속 해야지요. 대학도 가고, 대학원도 가고, 박사도 되고, 나라와 사회를 위해 공헌도 하고,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살고… 보람있고 멋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공부에 별로 재능도 없고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고, 분명히 재능은 다른데 있는데, 그 쪽으로 가고 싶은데, 이 놈의 사회가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니까 공부를 하긴 하는데, 아이의 삶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괴롭기만 하다면, 대학으로부터, 또한 성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아이들을 놓아주는 건 어떨까요?

10년쯤 전에, 이런 가사를 가진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산다.” 이 노래가 속된 말로 히트 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 특히 일반 서민들이 이 가사 내용에 깊이 공감한 것 같습니다. 잘난 사람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학생들이 생일잔치하면서 장난삼아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는데, 가사 내용이 이렇습니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공부도 못하는 게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얼굴도 못생긴 게 왜 태어났니?” 학생들은 웃으면서 부르지만 가사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너무나 슬프고 끔찍한 내용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26) 온 천하를 얻는 것보다 우리의 생명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산다는 건 그 자체로 좋은 겁니다. 산다는 것 자체로 가치있는 겁니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숭고한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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