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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한완상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나니"

(성서본문: 요한복음 1 : 1∼5)

 

1995.01.15

한완상형제

 

 

[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 요한복음 1 : 1∼5

 


  올해는 해방,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요, 분단비극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해방과 광복(光復)은 희년의 뜻과도 통합니다. 희년은 50년 되는 해인데, 종은 풀려나고, 채권자는 빚을 탕감 받으며, 심지어 땅과 자연도 쉼을 얻게 됩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도 희년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희년은 빛을 다시 맞는 광복의 시간입니다. 해방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해방 50주년을 맞는 1995년에 우리의 해방은 아직도 분단의 사슬에 묶여 있고, 우리의 광복은 암흑냉전의 수갑에 채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비극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해방 50주년을 맞는 우리들은 빛으로 오신 주님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하고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를 새롭게 깨달아야 합니다. 요한복음은 태초부터 존재했던 말씀이 세상과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다고 증언합니다. 이것은 존재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 말씀, 생명, 빛 등으로 표현되는 참된 힘이 세상, 어두움, 역사로 표현되는 현실 속으로 들어 오셨다는 뜻입니다. 곧 성육신사건(成肉身事件)입니다.

영원이 시간 속으로
말씀이 육신으로
하나님이 세상 속으로
빛이 어둠 속으로

  나타나시는 사건이 곧 성육신사건이며, 그 사건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요 예수사건입니다. 예수사건은 상극적인 두 흐름이 만나는 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이것이 사건이 되는 까닭은 이 두 흐름이 만나는 곳에서 예수는 배반당하고, 소외당하고, 핍박당하고, 마침내 가장 억울한 죽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활로 그의 처참했던 죽음은 찬란한 승리로 나아가는 것이 사건의 극적 종결입니다. 엄청난 사건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둠이 빛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게 됩니다.


  어둠이 빛을 는 뜻은 무엇입니까? 여기 희랍어 은 몇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기지 못한다, 체포하지 못한다, 깨닫지 못한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서에 따라 번역이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며 비유를 깨닫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어둠은 진실을 숨기거나 가리우며, 진리를 박해하려는 꾀를 품게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배반했던 가롯 유다도 밤에 예수를 팔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어둠은 방향감각을 잃게 합니다. 방황케 하고 불안하게 합니다. 나아가 어둠은 춥게 하고 떨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창조적 작업을 못하게 합니다. 이렇게 어둠은 인간을 죄와 죽음으로 이끄는 악의 힙입니다. 게다가 어둠은 빛을 경원합니다. 빛의 빠른 속도만큼 어둠은 빛 앞에서 재빠르게 달아납니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합니다. 광복은 바로 어둠을 패배시키는 사건이요, 죽음을 극복하는 사건입니다. 바로 이 사건의 주역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의 민족시인이요 광복시인인 윤동주는 이 진리를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칠흑 같이 어두웠던 1934년 겨울 일제의 암흑기에서 광복시인이요 해방시인인 동주는 [초 한대]란 시를 썼습니다.

초 한대
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오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그의 생명인 心志까지
白玉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라 버린다.
그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
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품긴
祭物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이광수, 윤치호 등 지도자들마저 변절하여 어둠의 세력에 가세했던 그 암흑기에 우리 시인은 염소 갈비뼈 같은 몸을 지닌 채 십자가에 죽었던 빛 되신 예수를 그리워했습니다. 죽으면서 이기는 촛불 같은 예수를 사모했습니다. 매를 본 꿩이 달아나듯 어둠의 세력이 도망가는 것을 그는 확신했습니다. 그는 광복과 희년을 믿었습니다.


  동주의 시에 일관되게 흐르는 믿음은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였습니다. 어둠이 큰 산처럼 덩치가 크다해도 팔랑이는 작은 촛불이 밀려날 수밖에 없듯이 일제의 어둠도 밀려날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 믿음은 염소 갈비뼈 같은 빛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아무리 칠흑 같은 그믐밤에도 하늘에는 구원의 별이 총총히 빛납니다. 어두운 밤일수록 별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절망의 암흑 속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샛별처럼 나타날 메시아를 바라보며 어두움의 힘을 이겨내려 했습니다. 여기 바람에 스치는 별은 예수입니다. 그는 이 별 예수를 죽도록 사랑했습니다.
동주의 라는 시도 그의 예수 사랑, 빛 사랑을 고백한 시입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되었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95년 올해는 세계 유일하게 한반도에서 시퍼렇게 남아 있는 어둠의 세력인 냉전 세력이 매를 본 꿩처럼 한반도에서 도망가기를 바랍니다. 빛 되신 우리 예수님이, 어둠의 자식들 때문에 괴로워했던 사나이 우리 주님께서 1995년 어둠을 몰아내는 성육신사건이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기억합시다. 어둠이 빛을 결코 이길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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