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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015.12.23 16:14

[2015.12.20] 나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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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강보미, 조성희


[2015 나의 크리스마스 #1]

 

지혜 있는 자의 말씀

(잠언 22:17)

 

 

20151220일 성탄주일 예배

강보미 자매(새길-교회학교 교사)

 

 

[귀를 기울여서 지혜 있는 사람의 말을 듣고, 나의 가르침을 너의 마음에 새겨라.]

- 잠언 2217 -

 

 

 

안녕하세요?

새길 교회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강보미라고 합니다.

이번이 벌써 새길교회에서 네 번째 성탄주일을 맞이하네요. 사실 몇 번 어른예배는 참석하지 못해, 오늘 이 자리가 굉장히 많이 떨리고, 또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합니다. 편안하게, 그리고 따뜻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봐 주신다면, 오늘 좀 더 차분히 저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정경일 원장님께 나의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제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오히려 공동체 여러분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어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201212월 교회학교 선생님들 옆에서 보조를 하기 위해 새길교회에 처음 왔을 때의 어느 주일이 생각이 납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개인적인 몇 가지 이유로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고, 그냥 혼자 큐티하는 정도로 신앙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교회에 열심히 다녔지만, 교단에 대한 회의나 교회에 대한 몇 차례의 실망 때문에, 그저 동네에 있는 교회를 교단별로 다녀보기만 하는 식으로 방황의 시기를 겪으며 보냈습니다.

 

그래서 새길교회를 처음 소개 받고, 이선근 간사님과 서울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와 이런 교회가 있구나!’ 무릎을 탁 치기도 했고, 정말 새길교회에 대한 부푼 기대와 새로운 교회에 대한 설렘으로 기다리는 나날이 가득하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아이들을 가르치는입장에 선다는 것이 그 설렘과 기대가 컸던 만큼 두려움과 걱정으로 변해갔습니다.

 

과연 내가 새길교회에 맞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새길교회의 메시지는 뭔데?’ 스스로 물으면서, ‘새길교회의 아이들이 구원론에만 국한되지 않으면서 보편적인 사랑과 예수따르미의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많은 생각과 고민 탓에, 이 생각과 고민에서 저 생각과 고민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격에 이러한 걱정들과 만나니, 교회를 가는 날마다 점차 발걸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리고 곧 1월이 되면 저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 또한 큰일이겠다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교회에 나온 지 세 번째 만에 사건이 터져버렸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초등학교 때의 여느 교회의 성탄절처럼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무대를 준비하는데, 한 아이가 저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가 하기 싫은데 이렇게 무대에 오르는 건 어른들의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그 말은, 저에게도 폭력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다니 말입니다. 정말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 의미를 모두 공감하고 이미 알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참여의 과정이지만 그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그냥 형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아이만은 아니었습니다. 또 어른처럼 생각하면, 어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에 나오는 지혜 있는 자는 교회학교를 시작하는 저에게 그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제가 기존에 생각했던 어린아이도, 그리고 어른도 아닌 저에게 깨달음을 주는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아이들이 저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었습니다. 아이라고, 어른이라고 규정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저는 그 가르침을 받은 것을 아이들에게 되돌려 주면 된다는 것을요. 오히려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같이 어울리고, 그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제가 없는 것을 더 만들어 내기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면 된다는 것을요.

 

저희교회에는 평신도 공동체인 만큼 참으로 교회학교에 대한 참 다양한 생각들이 함께하고 있고, 그만큼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의 다양성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 함께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본회퍼는 '지혜'를 일컬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혜는 지식과 이성, 그리고 삶의 경험과는 다르다. 지혜는 삶의 구체적인 과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차리게 하는 선물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앞에 계신 선생님들께 지혜를 선물 받고 싶습니다. 곧 있으면 교회가 30주년을 맞이하고, 대안학교의 형태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게 저와 저희 주일학교에 지혜의 선물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새길교회의 아이들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과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차리는 선물을 곳곳에 놓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여러 공동체의 자매형제님들께서도 올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시고, 2016년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뜻을 알아차리시는 선물을 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랑이 넘치는 즐거운 성탄절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새길로고.JPG

 

 

 

 

[2015 나의 크리스마스 #2]

 

온전한 사귐

(신명기 10:19, 요한복음 13:35)

 

 

20151220일 성탄주일 예배

조성희 자매

 

 

[당신들이 나그네를 사랑해야 하는 것은, 당신들도 한때 이집트에서 나그네로 살았기 때문이다.]

- 신명기 1019-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게 될 것이다.]

- 요한복음 1335 -

 

 

 

저는 지난 3년 동안 집을 떠나 필리핀 미국 영국 등에서 지내다가 지난 달 113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중간 중간에 다음 행선지를 떠나는 준비로 잠깐씩 한국에 들어왔지만 마음은 항상 길 위에 있는 나그네였습니다. 특히 영국에서 보낸 15개월은 이방인으로서 제 처지를 실감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있던 버밍험이 영국 본토인이 반 정도이고 나머지 반이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온 아시아인들과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온 유럽인들 그리고 남아프리카, 소말리아 등에서 온 아프리카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민족 사회로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혼재된 상태에서 외국인에 대한 경계와 무시가 깔려 있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인종차별, 성차별에 노출되었고,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어린아이 취급을 받는 학력차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것은 차별하는 사람은 좀처럼 자각할 수 없으며 차별 받는 사람만이 민감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저는 사람을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억울한 일인지 알게 되었고, 말을 능숙하게 못하고 못 알아 듣는다고 그 자리에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이 얼마나 속상한 일인지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영국 생활이 꼭 어둠 속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버밍험에는 평신도 종교 공동체인 유럽 퀘이커 교육기관인 우드부룩이 있는 곳이고 그곳에서는 세상과는 다른 질서로 사람을 대우했으며 매주 퀘이커 지역 모임에 나가 그들이 신앙과 삶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행복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또 운 좋게도 버밍험에 있는 퀘이커 한 분에게서 그의 친구를 소개 받아 그 집에서 11개월 동안 살면서 영국사회에서 주는 긴장을 견디며 즐거운 마음으로 영국 문화와 언어를 배웠습니다. (Gill)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분은 일흔 넷인 영국여성으로 자녀 셋을 키워 독립시킨 후, 혼자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는 주 3일 동안 자원봉사로 심리상담을 하고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지원활동을 하며 매년 여름 78일 동안 있는 성 프란체스코 평화 순례여행을 위한 준비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질의 집에서 머물렀던 11개월은 배려와 사랑이 가득한 집이 어떤 것인가를 배우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작년 크리스마스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참여한 퀘이커 모임에서는 상업주의가 만든 크리스마스에 반대하면서 크리스마스에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 그들은 매일 매일이 특별하고 거룩한 날로 1년 중 하루를 정해 특별히 보내는 것은 나머지 날들을 중요하지 않게 여길 수 있다는 신념 속에서 성탄절이나 부활절을 평상시처럼 그냥 보냅니다. 대신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을 개인적으로 합니다. 저도 작년 겨울 각기 다른 3명의 퀘이커들의 파티에 초대 받아 융숭한 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제가 있었던 질의 집에서는 질이 자녀들을 불러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함께 했고 선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질은 제게 산타클로스가 특별한 선물을 줄 터이니 큰 양말을 준비해서 방문에 걸어두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흘려 들었는데 크리스마스 날 저녁 제 마음을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가 진짜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저는 질의 가족 모두에게서 선물을 받았고, 특히 질에게서 여러 선물을 받았습니다. 질은 두꺼운 털양말, 보온 고무 병, 영국의 사계절 풍경이 담긴 2015년 달력, 영국여행 책자등을 자신이 직접 만든 예쁜 카드와 정성스런 포장과 함께 전해 주었습니다. 선물을 하나 받고, 또 받고, 다시 또 받으면서 저는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어서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잊혀진 존재로 여겨졌다는 생각을 하던 때였고, 제 깊숙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어려워서 살짝 외로움을 느끼던 때였는데, 질은 제 마음을 알아차리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정성껏 준비하면서 생각날 때마다 제 선물을 차곡차곡 마련했던 것입니다.

 

질은 낯선 타인에게 자신의 것을 두려움 없이 열어 보여 주었고, 가진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가 그의 집에 있는 동안 자기 친구와 가족들을 제 친구로 만들어 주었고 자신이 가는 여행길에 저를 끼워 주었으며 그곳에서 제가 다시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런 멋진 친구 덕분에 저는 낯선 땅에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딛고 위축되지 않고 저 자신을 잘 지켜 나갈 수 있었으며 더 넓은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몇몇 영국 친구들은 민간 외교관으로서 외국인인 제게 영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고 이 긍정성이 저로 하여금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이곳에서 평안히 지내고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수 있게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온전히 하나 되는 경험을 하고 국제 가족으로서의 만남을 이어가는 평화의 사람들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오늘 아기 예수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은 그 순수함과 밝음으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고 그 사랑을 어둠 속에 있는 분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빛의 자녀로 살라 하심이었다고 생각하며 제 증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새길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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