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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김용덕

 

 

“하늘의 시민권

(빌립보서 3:18-21)



2019113

공동체추모 예배



"하늘의 시민권" _ 김용덕 형제

 

오늘의 본문은 320, 21절입니다만 위의 18, 19(괄호 안)과 잘 대비가 되기 때문에 같이 실었습니다. 앞의 두 구절은 눈물로 권해도 세상의 권력과 정욕을 신처럼 여기고 부끄러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경고이고, 뒤의 두 구절은 비록 낮은 몸이라 하더라도 진정한 우리의 소속은 하늘에 있어서 언젠가 주님처럼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늘의 시민>은 가끔 일본의 기독교도와 만났을 때 서로를 위로하고 우정을 쌓아가며 현실을 넘어서자는 뜻으로 씁니다. 국적이 달라도 그것에 구애받지 말자는 뜻이지요. <하늘의 시민>은 또한 우리사회 안에서 소외 받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위로 할 때, 우리는 세상의 구분을 넘어서는 관계라고 말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여기 20절과 21절은 일본의 기타큐슈(北九州)에 있는 고쿠라(小倉) 한인교회의 영생원(永生園)이라는 납골당 입구의 동판에 새겨진 글입니다.


제가 요새 하는 일이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 되었다 희생된 분들의 영()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유해(遺骸)를 봉환하는 일입니다. 물론 유가족을 돕는 일이라든가 진상을 규명하는 일도 합니다만, 흩어지고 버려진 유해를 찾아, 정보가 있으면 현지에 가서 확인하고 봉환가능성을 협의하곤 합니다. 유해는 일본 내에 제일 많습니다만, 1930년대 말에서 태평양 전쟁이 끝날 때까지 격전지였던 태평양의 여러 섬들에도 많이 흩어져있습니다.

 

이 전쟁에 일본군으로 끌려간 분들도 많습니다만 그보다는 전쟁의 노역자 또는 군속으로 끌려가 노예처럼 강제노동에 시달리다가 사라진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옷도 배급되지 않아 끌려갈 때 입은 옷 그대로 노역에 종사하다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20만 명이 넘습니다. 이 분들과 그 유족들은 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가 빛도 못 보는 것이기 때문에 무관심 속에서 일본만 원망하고 살아온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과 그 유족들은 삶은 힘들었어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살았지만 이 강제동원의 희생자들과 유족들은 세상에 내세우지도 못하고 그늘 속에서 살아온 분들입니다. 역사에는 밝고 자랑스러운 면도 있지만, 그늘 속에서 숨겨져 있는 면도 있습니다. 밝은 역사와 어두운 역사 모두가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 내었듯이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분들과 유족에게도 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고 위로합니다만 그들의 한은 쉽게 풀릴 수가 없습니다.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유해는 발견 되는대로 인근 불교사원에 맡기곤 해서 일본 각지의 절에 모아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지난 1012-14일 후쿠오카에 간 것도 이러한 유해봉환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다녀온 것입니다. 하나는 후쿠오카에서 쾌속정으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잇키(壹岐) 섬의 天德寺라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앞에 언급한 고쿠라 한인교회의 납골당이었습니다.

 

나가사키의 미쓰비시 중공업 전쟁물자 생산시설에 끌려가 일하던 조선인 노동자 200여명이 1945년 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밤 집단으로 탈출해서 소형선박에 몸을 싣고 고국으로 오던 중 잇키섬 근처에서 큰 폭풍을 만나 배가 침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시신들이 잇키섬으로 떠밀려오기 시작해, 시신이 많이 몰려오는 바닷가의 사람들이 이 시신들을 모아서 화장 후 묻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어느 정도 신원이 확인 될 수 있었던 것은 나가사키의 미쓰비시 직원으로 조선인 노역자들의 감독자였던 일본인이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한밤중에 사라진 조선인들이 궁금해서 찾아 나섰다가 잇키섬 근처에서 조난당해 대부분 숨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현재 131구의 유해가 천덕사(天德寺)라는 조그만 절에 주지스님의 호의로 잘 모셔져 있습니다. 그곳에서 일 년에 한번씩 재()를 올리고 있습니다.

 

유해는 통상 절에서 모시고 재를 올립니다만, 특이하게도 고쿠라 한인교회의 납골당에도 수십 구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이 한인교회는, 일본에서 외국인에게 지문날인을 강요하자 이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던 최창화(崔昌華) 목사님이 시무하셨던(현재는 주문홍(朱文洪) 목사) 곳이라서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좀 떨어진 납골당에도 많은 유골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후쿠오카 일대는 유명한 탄광지대로 조선인 노동자들이 많이 끌려와 강제노역에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長生탄광이란 곳은 해저 깊숙이 석탄이 묻혀 있어(많이 캘수록 점점 깊어져 갔다고 함) 갱도가 붕괴되면 그대로 바닷물과 함께 묻히고만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 목사님 안내로 영생원에 들어가면서 눈에 띈 것이 바로 오늘의 성경구절인 빌립보서의 말씀입니다.

 

이곳에 잠들어 있는 유골의 주인들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 분들이 대부분이었으리라 추측됩니다만 그들이 고통 속에서, 가족을 그리며 스러져 간 것을 생각하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오신 주님, 고통 그 자체이신 주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의 고통스런 마지막 삶과 죽음은, 사도 바울의 이 말씀으로 우리는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세상의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련을 하늘의 시민권을 얻게 되는 것으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도리이겠지요. 이러한 신앙을 우리 자신도 하늘의 시민권을 소망하면서 더 깊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새길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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