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온 듯 다녀가소서

by 상한갈대 posted Aug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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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온 듯 다녀가소서


                                                                                                                                                           

                                                                                                                                                                                          정성수



우리의 자연은 사계절의 변화 속에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깊다.

크고 작은 수많은 산과 계곡, 도랑, 하천, 강을 비롯하여 못, 소류지, 저수지, 댐 등도 많고 국토가 반도인지라 바다와도 잘 어우러져 있다. 서남해안의 드넓은 신비의 갯벌은 세계5대 갯벌 중의 하나라고 한다.

 어릴 때는 언덕배기가 싫고 산이 싫었는데 언제부턴가 언덕길, 산길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어릴적 학교 다니던 길은 언덕을 넘고 개울을 건너 넓은 들판 옆 개천가 신작로를 따라 산모퉁이를 몇 차례 돌아야 했다. 그때는 배가 고프고 힘이 들어 그런 통학길이 힘들게만 생각되었는데 지금은 모든 자연을 탐닉하며 즐긴다.


자연을 좋아하다 보니 등산을 즐기면서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나에게는 보잘 것 없는 우리 주변의 야산들도 소중히 여기는 나름의 각별함이 있다. 그것은 런던의 하이드 파크를 거닐면서 느꼈던 생각 때문이다.


공원은 유명세에 걸맞게 훌륭했다. 하늘 높이 솟구쳐 자란 수많은 아름드리 단풍나무들, 땅에는 파란 잔디가 깔려 있고 다소 움푹한 곳에는 형형색색의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롤러스케이트를 하는 젊은이들과 송아지만한 개와 함께 한가로이 산책하는 할아버지도 보인다.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원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아무에게나 방치되어 있고 눈 만 뜨면 보이는 우리 주변의 흔한 야산들이 생각나면서 공원과 비교해 보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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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명들로 가득한 그야말로 생태 그 자체인 우리의 야산들이 소중하게 여겨지면서 산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산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게 되었다.


산은 태초부터 모든 것을 다 품고 있음을 본다. 산에서 만져보는 바윗덩이 하나도 우주의 귀한 보석으로 느껴진다. 산을 덮고 있는 각양각색의 피조물들에게서 하나님의 메시지가 느껴지기도 하고 가르침을 주는 수많은 것들을 만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오묘한 세계가 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산에는 왜 가느냐는 질문에  거기 있으니까 간다라고 답한 알피니스트 조지 말로리의 이 말은 명답 중에서도 명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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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산에 갈 때마다 켄가이어의 영혼의 창중에 있는 한 토막의 글귀를 되뇌인다.

내 삶의 기쁨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내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고 싶으냐? 여기 있다 보아라에서 이 모든 답을 나는 산에서 찾으며 살아 간다.

산을 사랑하며 자연을 사랑하며, 우주의 진귀한 골동품 지구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나만큼은 이 자연을 오염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아니온 듯 다녀가소서라는 자연 보호의 표어가 내 삶 자체에 하나의 신조이다. 해가 갈수록 산을 찾아 건강을 다지고 체력을 단련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봄, 가을, 행락철이 되면 산은 몸살을 앓는다. 모두가 아니온 듯 다녀들 가시면 얼마나 좋을까!!




* 정성수 형제님은 공직 퇴직후 텃밭과 자연을 벗하며, 손주들 돌봄과 새길 숨길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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