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선물- 이명훈

by 루시사랑 posted Dec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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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큰 선물

                                                                                                                                                이명훈

                                                                                    

                  멜로디카.jpg

어릴 적 여행사에서 일하시며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시던 아버님께서는 저에게 선물로 멜로디카라는 악기를 사다 주셨습니다. 멜로디온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관악기처럼 두 손으로 들고 입으로 불어 연주하는 악기였습니다. 저는 그 악기로 유치원에서 배운 동요를 연주하기도 하고 만화주제가를 따라 불어보기도 하며 정말 즐겁게 가지고 놀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지금처럼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유치원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산타할아버지 복장을 하고 연극 도중에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연주하는 것이었는데요, 막상 무대에 오르니 같이 연주하던 친구들과 보러 오신 부모님들의 시선이 모두 저에게 집중되니 연주를 못하겠더군요. 멍하니 서 있다가 울며 무대를 내려왔고, 실망하신 어머님의 표정과 나무람도 기억이 납니다. 이 일은 저에게 큰 트라우마가 된 건 아니지만 그 후로 남들 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성격과 그때 일을 만회하고 싶어하는 성격이 공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 밴드를 할 때도 앞에 나서는 보컬이나 기타보다는 한 발 물러서 있는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를 좋아하는 등등. 내년에는 이런 성격을 바꿔보고자 기타와 바이올린에 도전해보려고 하는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졌기 때문에 기쁠 때나 슬플 때 음악은 항상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오죽하면 군대에서 훈련소 수료식 때 보통 다른 친구들은 먹고 싶었던 것 싸오라는 얘기를 가족들에게 많이 하는데, 저는 워크맨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수료식 후 면회시간 내내 귀에 꼽고 있기까지 했죠. 그래서 사람들 만날 때도 자연스럽게 음악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지, 요샌 어떤 음악을 듣는지 등.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처제가 결혼 전 남자친구를 데려와 같이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 처제는 모두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신청곡을 틀어주는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그 친구에게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고,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해서 듣자고 했는데 그 친구는 신청할만한 아는 음악이 없다고, 그냥 들리는 음악은 듣지만 특정 음악을 찾아서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악 없이는 못 살 것이라 생각했던 저는 그 일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큰 선물을 내팽개치고 사는 사람이 있구나. 다행인 건 처제는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와 결혼을 했다는 것이네요.                         

세월호 사고가 난 지도 벌써 3년이 훌쩍 넘어갔네요. 아직도 그 침몰 원인은 속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죠. 그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것으로 사람들은 소망했지만 생각만큼 쉽게 바뀌지는 않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많은 사고들의 원인이 탐욕, 이기심, 게으름 등 인간의 부족함 때문인데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늘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지만 눈앞에 있는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Music images.jpg

 

인간세계는 그렇다면 늘 이렇게 어둡고 불완전한 채로 계속되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는 그래서 완전한 인간의 표본인 예수님을 보내주셨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완전한 하나님 나라가 완성된다고도 약속하셨습니다. 그럼 예수님 다시 오실 날까지 우리는 불완전하고 모순된 세계를 참고 견뎌야만 하는 걸까요? 정말 그런 거라면 삶은 너무 가혹합니다. 음악은 또 예술은 기쁨을 더 크게 해주고, 아픔을, 슬픔을 위로해주고, 화를 진정시켜주는 하나님의 큰 선물인 것 같습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의 결함 때문에 우리는 예술의 아름다움이라는 이상으로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라고 헤겔은 이야기하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고운 음악을 듣고 좋은 시를 읽어야 하고 훌륭한 그림을 감상해야 한다. 일상에 쫓겨 신이 우리 영혼에 심어 주신 아름다운 감각을 지워 버리지 않도록!” 이라고 괴테는 말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 베토벤은 "오로지 예술과 과학만이 우리에게 더 높은 수준의 삶에 대한 암시와 희망을 준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 몇 곡을 소개해 드리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개해 드리니 평소에 듣지 않던 장르의 곡들을 감상해 보시고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들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베토벤 교향곡 9

https://www.youtube.com/watch?v=v9WSy0N0-7s

프리드리히 실러의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인 4악장이 유명한 곡이죠. 그래서 합창교향곡이라고도 불립니다. 가사 중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리라, 너의 인자한 날개 안에서라는 부분이 참 좋습니다. 링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3악장을 정명훈님 지휘로 서울시향이 연주한 영상입니다.

 

Trio Töykeät - Gadd A Tee?

https://www.youtube.com/watch?v=rJrFurxiTrE

핀란드 출신의 3인조 재즈밴드로 가볍고 상쾌한 재즈곡들을 많이 연주했습니다. Gadd A Tee?는 그들의 대표곡으로 편안한 휴식 같은 음악입니다.

 

Dream Theater – Spirit Carries On

https://www.youtube.com/watch?v=eqi7tFv84z4

Dream Theater는 미국 밴드인데 베이시스트 John Myung이 한국계로 한국에서는 유명합니다. Spirit Carries On우리가 죽은 다음에 어떻게 될 지 고민하는 곡입니다.

If I die tomorrow I'd be all right Because I believe That after we're gone The spirit carries on”

내가 내일 죽는다 해도 괜찮아. 왜냐면 후에도 우리 영혼은 계속된다는 것을 믿거든

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치 우리가 죽음 후에도 영생을 믿는 것처럼.



** 이명훈 형제님은 연세대학교 전파공학과 졸업 후 LG전자 연구원으로 십년 넘게 근무하다가 현재는 변리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첼로를 연주하며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일상을 음악으로 채우는 형제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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