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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와 해석

 

신년을 맞이하여 바울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톰 라이트의 바울에 관한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바울서신은 유대교전통 속에서 로마제국의 통치에 대항하여 헬레니즘의 문명을 소화하여 쓰여진 글이었습니다. 바울의 언어가 어떻게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이해되고, 재해석되어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그 고민 가운데서 한완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글, 텍스트, 사랑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글이 얼마나 교만하게 폭력적으로 참다운 정신을 억압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글이 텍스트가 되고, 텍스트가 경전이 되고, 사람들이 경전을 신봉하여 교리화되고 나면, 교리는 무기가 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억압하고 정죄하는 수단이 되어버리는지에 대한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구약성경인 토라도 바리새인들의 규정이 되어 권력을 가진 남성을 풀어주고, 약자인 여성만 처벌하는 불의한 법으로 전락하였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토라의 정신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했기에 권력화되어 화석화된 토라에 저항하면서도 진정한 토라를 완성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이 지성소와 성소 사이의 휘장을 갈라놓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성소에는 법궤가 놓였고, 그 안에는 십계명 돌판이 놓여있었습니다. 지성소는 텍스트가 경전이 되었고, 신성화된 상징입니다. 십자가는 이런 경전의 우상화에 대해 혁명적인 선포를 합니다. 기독교는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들이 텍스트가 되고, 텍스트가 경전이 되어 전통을 이어온 종교입니다. 하지만, 그 텍스트의 기원이 되시는 예수님은 텍스트와 경전에 대한 도전을 선언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경전을 따르는 종교인을 원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따스한 가슴과 삶이 우리의 삶에 녹여지기를 원하셨기 때문인 듯합니다.

 

바울을 텍스트의 세세한 문구에 집착해서 읽으면 바울이 진정 염두에 두었던 로마제국에 대한 저항, 화석화된 유대교에 대한 혁신과 같은 큰 그림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바울의 텍스트를 1세기 유대교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있는 대로 해석하되, 그것을 뛰어넘어서 21세기의 시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재해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설교를 듣고 이런 재해석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유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의 강단을 통해서 신학적 고민이 해결되고 또다른 과업이 제시되는 교회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크나큰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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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철 2018.01.09 10:15
    텍스트가 신성화를 넘어 우상화가 된다는 부분에서 커다란 공감을 했습니다. 형제님이 느낀 새길교회의 축복을 저도 함께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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