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조회 수 120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텍스트와 해석

 

신년을 맞이하여 바울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톰 라이트의 바울에 관한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바울서신은 유대교전통 속에서 로마제국의 통치에 대항하여 헬레니즘의 문명을 소화하여 쓰여진 글이었습니다. 바울의 언어가 어떻게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이해되고, 재해석되어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그 고민 가운데서 한완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글, 텍스트, 사랑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글이 얼마나 교만하게 폭력적으로 참다운 정신을 억압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글이 텍스트가 되고, 텍스트가 경전이 되고, 사람들이 경전을 신봉하여 교리화되고 나면, 교리는 무기가 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억압하고 정죄하는 수단이 되어버리는지에 대한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구약성경인 토라도 바리새인들의 규정이 되어 권력을 가진 남성을 풀어주고, 약자인 여성만 처벌하는 불의한 법으로 전락하였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토라의 정신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했기에 권력화되어 화석화된 토라에 저항하면서도 진정한 토라를 완성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이 지성소와 성소 사이의 휘장을 갈라놓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성소에는 법궤가 놓였고, 그 안에는 십계명 돌판이 놓여있었습니다. 지성소는 텍스트가 경전이 되었고, 신성화된 상징입니다. 십자가는 이런 경전의 우상화에 대해 혁명적인 선포를 합니다. 기독교는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들이 텍스트가 되고, 텍스트가 경전이 되어 전통을 이어온 종교입니다. 하지만, 그 텍스트의 기원이 되시는 예수님은 텍스트와 경전에 대한 도전을 선언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경전을 따르는 종교인을 원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따스한 가슴과 삶이 우리의 삶에 녹여지기를 원하셨기 때문인 듯합니다.

 

바울을 텍스트의 세세한 문구에 집착해서 읽으면 바울이 진정 염두에 두었던 로마제국에 대한 저항, 화석화된 유대교에 대한 혁신과 같은 큰 그림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바울의 텍스트를 1세기 유대교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있는 대로 해석하되, 그것을 뛰어넘어서 21세기의 시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재해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설교를 듣고 이런 재해석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유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의 강단을 통해서 신학적 고민이 해결되고 또다른 과업이 제시되는 교회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크나큰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김근철 2018.01.09 10:15
    텍스트가 신성화를 넘어 우상화가 된다는 부분에서 커다란 공감을 했습니다. 형제님이 느낀 새길교회의 축복을 저도 함께 누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3488 사는이야기 좋은 만남의 장소를 소개합니다. 강기철 2000.10.13 19143
3487 기도 구역예배때 기도문 ^^ 홍애현 2009.03.24 15332
3486 알림 새길교회가 후원하는 <은행골우리집> 창립 20주년 행사 초대장 1 file 새길 2013.09.27 13421
3485 스크랩 [연속/기획, 한국교회 문화유산 답사기 8. 전북 전주] 6 노희권 2012.01.01 12166
3484 기도 십자가의 길 14처 묵상기도 11 file 새길 2014.04.14 12078
3483 사는이야기 초광속 우주 가능하다, 시공간 비트는 '워프 드라이브' 1 권오대 2012.10.04 11590
3482 사는이야기 예쁜 돼지저금통 사진!!! 1 file 임영관 2010.12.10 11531
3481 사는이야기 마카베오서의 역사적 배경 2 신상화 2011.04.25 11231
3480 사는이야기 오늘 5월 7일 주일에 드리려고 준비했던 기도문입니다. 천세영 2000.10.13 10782
3479 스크랩 한국 교회 문화유산 답사기 12. 인천지역 5 노희권 2012.01.13 10497
3478 사는이야기 치유의 공동체 - Henri Nouwen 4 file 정경일 2013.08.29 10267
3477 사는이야기 김이수 사법연수원장 “전관예우 불식 위해 퇴임 후 공익활동” 김이수 사법연수원장에게 들어본 전관예우와 사법개혁 최광진 2011.05.31 9904
3476 사는이야기 작년 그 된장녀(^^) 입니다. 10 정영훈 2011.04.18 9379
3475 사는이야기 충주 선린교회 임흥순 입니다. 2 임흥순 2011.04.20 9361
3474 기도 희망을 만드는 사람 이야기 최현섭 2011.04.22 9308
3473 아나바다 컴퓨터를 찾습니다. 3 노은기 2011.04.13 9120
3472 사는이야기 오사마 빈 라덴과 굽비오의 늑대 7 file 정경일 2011.05.09 8940
3471 알림 [2011/4/24] 은행골 우리집-청년회 체육대회 박민혜 2011.04.19 8930
3470 토론 예수를 거부하는 교회, 부처를 죽이는 절[펌] 노희권 2011.05.04 8869
3469 기도 " 한 세기 "를 살아가는 길... 이형호 2011.04.23 881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5 Next
/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