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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토요문화강좌가 "사회적 고통과 기억의 공간: 아픔의 건축/도시 읽기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김명식 형제님과 함께 3월 21일부터 지난 주 11일까지 4주간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울의 몇몇 중요한 기억의 공간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그 공간에 대해서 또 그 기억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부하고 토의했습니다.


첫 주에는, 고문과 고통의 공간, <남영동 대공분실>과 예배와 경건의 공간 <경동교회>라는 대립된 두 공간을 주제로 했습니다. 두 건물은 동일한 건축가에 의해서 지어졌지만 그 쓰임은 전혀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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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두 건물을 경험하고 토의하면서,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폐쇄적 공간 안에서 수평적인 관계를 건강하게 나눌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고문을 하는 공간과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라는 극명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광화문 일본 대사관 앞에 앉아 있는 <'위안부' 소녀상>과 홍대에서 다소 떨어진 주택가에 자리한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이었습니다.


웅장한 건물에 둘러싸인 외소한 소녀상은 나비를 가슴에 품은 할머니의 그림자를 바닥에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여전히 일본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 경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무언가 표현하기 어려운 아릿함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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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소녀상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음 공간인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찾기에 조금 애를 먹었는데, 어째서 이 귀중한 박물관이 이렇게 사람들의 발길이 닫기 어려운 곳에 있었을까 싶었죠. 그리고 우리들이 나눈 대화에서 이 건물의 위치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음에 모두들 똑같은 아쉬움을 갖고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억 공간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 비극입니다." 라는 탄식이 나올만 했었습니다.


우리들은 소녀상과 박물관을 방문한 후, 우리의 역사와 아픔을 계속 기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력들을 좀 더 고민하고 실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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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주에는, 반쪽만 남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과 반쪽만 기념하는 <가톨릭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갔습니다. 역사관에서는 대한제국에서부터 민주화 운동의 시대를 관통하는 고통의 시간들을 강기대 형제님으로부터 듣고 함께 아파했습니다. 그나마도 이 기억공간은 전체 규모의 반이 들어내어졌고 나머지 반쪽도 훼손이 심하다는 설명을 듣고는, 우리가 너무 쉽게 고통의 기억을 잊고살았던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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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미에서의 반쪽은 <가톨릭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접했습니다. 이곳은 수 많은 종교인들이 처형당하기도 했고 처형된 시신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장소랍니다. 지금은 가톨릭의 성지로만 알려졌기 때문에 반쪽 기억 공간인 셈이었습니다. 이 부분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지요.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기억의 내용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역사관과 순교성지에서 우리는 손상된 기억과, 유일한 하나를 기억함으로 인해 다른 여럿을 잊게 되는 현상에 대해서 토론했습니다. 예를 들면, 유관순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 밖에 수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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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기억은 어느 한 사람, 혹은 국가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각자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함을 우리는 고백하고 다짐했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시청에 있는, <세월호 추모 공간>과 유럽의 학살된 유대인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비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유럽의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기억을 세대를 넘어 유지해낼 수있는지에 대한 대화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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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쉽지 않은 고통의 공간을 짚어내는 여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작은 실천을 마음모았습니다. 바로 그날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에 들리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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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아픔을 어떻게 대면해야하며 또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해주어야 할지 큰 질문을 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여정은 이제 좀 더 깊이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기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또다시 시작입니다. 좀 더 영적인 깊이를 가지고 말이지요.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4주간 지혜로운 길잡이가 되어주신 김명식 형제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던 강기대 형제님, 매 주 토의에 정성스럽게 뜻을 나눠주신 김근철 형제님, 한혜원 자매님, 이준섭 형제님, 한혜수 자매님, 김향미 자매님, 김영희 자매님, 김도환 형제님, 강철웅 형제님, 문지영 자매님, 강의준 군, 배종희 자매님, 이유현 자매님, 현명금 자매님, 이병진 자매님, 성상경 형제님, 도례미 자매님, 안재하 형제님, 이건우 형제님, 조남형 형제님, 박명순 자매님, 김의솔 형제님, 윤하정 자매님, 조성희 자매님, 사공영 자매님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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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향미 2015.04.16 22:17
    가만가만 깊은 걸음을 이끌어주신 김명식샘, 생각을 새록새록 풍성하게 만들어준 강기대서기, 강의 전후로 꼼꼼하고 감동적인 챙김을 보여주신 이선근 간사님. 그리고 같이 걸으며 생각해주신 여러 길벗님들 감사합니다..덕분에 걷는 길이 무겁지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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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철 2015.04.17 10:42
    무심코 지나치던 건물들도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롭게 보였습니다.
    같이 걷고, 같이 바라보고, 아름다운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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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식 2015.04.17 13:47
    이선근 간사님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조각된 경험들이 모여 하나의 크다란 완성된 공동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자람 없이 여러 가지 준비해 주신데 대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곧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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