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토론
2009.03.19 14:14

메피스토펠레스

조회 수 3021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골고다 언덕에 십자가가 서 있다. 어떤 남자가 손과 발에 대못이 박힌 채 고통 속에서 신음하다가 마지막 숨을 거둔다. 그 때가 a,d 33년 과월절 정오였다.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 마지막으로 크게 외친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이 말은 “하느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라는 뜻이다.  그의 어머니인 듯한 노파와 비교적 젊은 세 여인이 곁에 서 있었다가 두 명이 그 자리에서 실신한다.

때는 정오, 강한 바람이 먹구름을 몰고 왔다. 천둥과 번개가 천지를 둘러 엎을 기세로 내려친다. 낮은 밤처럼 어두웠고 오후 3시까지 심히 불길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하느님이 저 높은 하늘에서 굽어 보고 계셨다. 그 곁에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도 함께 보고 있었다.


창세기에,

“태초에 하느님이 빛이 있으라 하메 빛이 생겨났다”

고 하지만 이 말은 절반의 진실밖에 안된다. 빛이 생기기 이전, 그러니까 태초 이전에는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이 있었다. 어둠은 악마의 안식처요 그 지경의 본질은 혼돈이었다. 악마는 그 곳에서 영원한 단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빛이 있으라 하메” 생겨난 빛은 악마의 눈을 뜨게 만들었다. 그 악마의 이름은 메피스토펠레스.

Mephistopheles는 그리스어의 부정어 me, 빛을 의미하는 photos, 사랑하는 자라는 의미의 philos의 조합이다. 이것을 직역하면 '빛을 싫어하는 자'가 된다. 악마는 그 날 이후로 빛을 만드신 여호와 하느님에게 앙심을 품었다. 그러나 악마라도 신에게 복수할 방법은 없고 표적을 그분의 예언자들에게 돌렸다.


메피스토펠레스가 말한다.

“당신이 예언자를 세상에 내보낼 때마다

나는 십자가에 못박히는 운명을 만들 것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기독교인의 손으로.

그들은 그리스도를 천년 만년 못박으면서

아무 의미없는 찬송가를 계속 부를 것입니다“.


악마가 한번 그렇게 정한 이후, 예언자를 죽이는 자는 이교도나 무신론자가 아니라 신에게 가장 열성적인 기독교 성직자들이었다. 교회는 자기가 누구의 사주를 받고 있는 줄 모르고 예언자 죽이는 일을 반복했다.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즈가리야..... 모두 악마의 사주를 받은 교회의 손에 희생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외아들마저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게 된 것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하신 하느님은 당분간은 예언자를 세상에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하고 기다리셨다. 새천년이 시작되어도 예언자를 보낼 기미가 없자 참다 못한 악마가 드디어 하느님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이렇게 질질 끌 것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결판을 냅시다”.


하느님이 대답했다.


“아마겟돈(신들의 마지막 전쟁)을 하자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만일 내가 지면 땅 속으로 들어 가서 8억년 동안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이기면 이 세상은 모두 나의 것이 됩니다”. 

   

하느님이 어떤 싸움을 원하는지 물으셨다.

악마가 대답했다.


“성서의 절반은 나에게 주시오. 그리고 287명의 교황도 주시오. 그들은 성서를 일점일획도 틀림없이 당신이 지은 것이라고 가르치고, 암흑과 혼돈의 세상을 빛과 질서라고 믿을 것이며 보내는 예언자마다 계속 죽일 것입니다”.


하느님이 또 물으셨다.


“그러면 나에게는 어떤 무기를 줄 것인가?”


“성서의 나머지 절반을 가지시오.  그리고 인간들이 르네상스의 3대 거장이라고 추켜 세우는 환쟁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를 당신의 예언자로 삼고 그들의 그림 속에 당신의 비밀을 숨겨 두시오. 세상이 그 비밀을 풀면 당신이 이긴 것이고 못풀면 내가 이기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287 대 3이라......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지 않나? 이쪽은 교회도 없는데 말이야”


“아닙니다. 내가 6수 라면 당신은 7수입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소인도 겨우 해볼만 할 것이옵니다”.


하느님은 그러라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자리를 뜨면서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 영감도 아첨에는 약하단 말이야. 낄낄”


  • ?
    여경모 2009.03.19 16:56
    소설 도입부를 이렇게 가져 가려고 하는데 보시기에 어떤 지요?
  • ?
    손경호 2009.03.21 11:44
    다른 것은 몰라도
    "그의 어머니인 듯한 노파와 ..."
    이 말은 몹시 거슬립니다.
    손자를 본 저의 동기도 마리아 님의 그때 그 나이 쯤 되리라 생각되지만
    아직은 젊고 아름다운 50대라고 생각되는데 ...
    노파라는 끔찍한(?) 단어는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 ?
    여경모 2009.03.21 23:09
    그 시대 사람들은 고생을 많이해서 빨리 늙었습니다. 가령 로마시대로부터 전해내려 오는 노비계약문서가 7천건 전해내려 오는데 그중에 40살 이상이 하나도 없어요. 그만큼 혹사를 당했다는 이야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60살 환갑이면 천수를 누렸다고해서 온 동네가 잔치를 벌였지요.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썼는데 노파라는 단어가 이 시대 독자에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30 토론 새길교회 신앙고백 변천사 6 여경모 2009.05.06 2802
29 토론 방송 구성작가가 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모양입니다. 퍼옵니다. 5 김문음 2009.04.29 3271
28 토론 진정 열린 교회에서 닫힌 교회로 가는건가요? 10 고운용 2009.04.23 3386
27 토론 대학청년부... 7 박현진 2009.04.10 2681
» 토론 메피스토펠레스 3 여경모 2009.03.19 3021
25 토론 나는 이런 교회가 싫어요 3 여경모 2009.03.18 2130
24 토론 도킨스의 만들어진신 관련 7 김정회 2009.03.15 2780
23 토론 사랑함이 가장 진보적인 것이다/ 인식의 병의 극복 13 이정모 2009.03.08 3092
22 토론 (질문) 구약성서 구절을 찾아 주세요 ^^ 4 이창엽 2009.02.27 3826
21 토론 [웹자보]용산참사 3차 범국민 추모대회 2.7 최덕효 2009.02.05 2682
20 토론 정의구현사제단,용산참사희생자위령미사시국선언문 최덕효 2009.02.04 2534
19 토론 빌라도가 예수에게 입힌 자주색 옷에 대하여 여경모 2009.02.01 4066
18 토론 [re] 열린 교회에서 닫힌 교회로? 3 새길 2009.01.28 2827
17 토론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 영상입니다. 2 최덕효 2009.01.27 4936
16 토론 열린 교회에서 닫힌 교회로? 5 고운용 2009.01.26 3069
15 토론 "갈릴리 예수"의 의미 여경모 2009.01.10 3456
14 토론 뽀빠이의 자살테러 여경모 2009.01.01 2501
13 토론 선악과를 따먹으면 안되는 이유 여경모 2008.12.28 2897
12 토론 윤진수님의 글을 읽고 여경모 2008.12.19 2004
11 토론 사도신경은 미인? 2 여경모 2008.12.17 24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