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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오래 전에 본 영화제목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새벽의 7인’(Operation daybreak)이라는.

아침 7시에 교회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에 새벽 2시, 4시 또 5시에 깨어나셨다는 선생님들 얘기를 들었던 탓일까요? ^^

저도 하늘이 아직 아청빛을 띠고 있을 때 집을 나섰습니다.

 

두 시간 조금 넘게 달려 차가 강경IC를 빠져 나오자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며 넓은 벌이 나타났습니다.

아침햇살이 골고루 퍼지기 시작하는 들판에는 봄기운도 아스라이 감돌더군요.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신은교회와 학선교회는 차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었습니다.

먼저 용안면 난포리에 위치한 신안교회에 도착해 새길에서 모아 간 책들을 부려 놓고,

학선마을에 하나 밖에 없다는 학선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우리가 아침 7시에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장로님 한 분께서는 9시부터 나와 기다리셨다는데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미소뿐이십니다.

7년 전에 이곳에 부임해 오셨다는 여자 전도사님이 교회를 이끌고 계셨는데

고령의 어르신들만 남은 여기서 목회를 하시며 가장 큰 어려운 일은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줄 젊은이들이 없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노인요양원은 근처에 제법 있긴 있지만 평생 교회만 다니던 분들이

그 안에서는 성경도 못 읽고 찬송가 부르는 즐거움도 없어지는 게 안타까워서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 요양원을 바로 교회 길 건너에 세우셨다고 합니다.

(사재를 털어 교회를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다는 얘기는 후문으로 들었구요.) 

전도사님의 간절한 기도제목은 고령이신 교우님들이 앞으로 모두  함께 요양원에서 공동생활을 하실 수 있을 만큼

요양원 규모도 커지고 또 교회를 맡아주실 목사님도 들어오실 수 있는 여건을 교회가 갖추게 되는 거라십니다.  

또 온 동네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게 되는 날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드리고 계시답니다. 

전도사님의 모든 꿈이 꼭 이뤄질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이 저희들도 많이 들더군요.

 

서둘러 돌아가셔야 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운전해 주신 형제님께선

신은교회까지 다시 우리를 데려다주시곤 곧장 서울로 떠나야 하셨지요.

발인예배가 있어 장지에 가신 신은교회 임흥순 목사님과 교회 장로님들이 돌아오실 때까지

새벽 2시, 4시에 일어나셨던 선생님들은 잠시 눈을 붙이셨구요. ^^

 

신은교회는 넓지만 단아했습니다. 빗질 자국이 남아 있는 조용한 교회 흙마당이랑,

동그랗게 전지해 놓은 향나무 몇 그루, 임 목사님이 부임하신 후 설치해 놓으신 가로등,

 보일 듯 말 듯 한 닭장 안에서 놀던 고운 자태의 금계 한 쌍의 여운은 오늘까지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도 정말 빡빡한 일정이셨습니다. 찾아간 저희가 민망할 정도로...

그래도 함박꽃 같은 밝은 웃음과 온 정성으로 맞아주시는 목사님과 사모님...

수십 년 전에 영화 ‘새벽의 7인’을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던 저는 임흥순 목사님 내외 분과

새길의 두 분 선생님이 이어가는 오래고 아름다운 우애를 지켜보며 영화에 비할 수 없는 생생하고

 진한 이 감동은 어디서 오는 걸까를 다시 한 번 짚어보다가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혼자서 슬그머니 웃고 말았습니다.

  • ?
    정영훈 2012.03.09 09:36

    . . . . . . . . . . . . .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다와서, 할 말을 잊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
    한점 2012.03.09 09:51

     빗질 자국이 남아있는 조용한 신은교회 흙마당이며  학선교회 장로님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미소, 임흥순 목사님과 새길 두분 선생님들이 이어가는 아름다운 우애, 그리고  새벽을 뚫고 산은교회와 학선교회를 향하신 새벽의 4인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맑고 아름답게 그대로 전해주신 글의 여운을 전해받으며, 고맙습니다. . . . . . . . . .

  • ?
    박윤경 2012.03.13 08:29

    마치 제가 신은교회마당에서 그 아름다운 분들과  함께 있는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표정과 마음까지 느껴집니다.

    먼길까지 수고하신 교우님들!  넘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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