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조회 수 3690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소박한 밥상’을 준비하기 위해서 <수선화의 집>을 두 번째 방문했습니다.

물론 의류를 전달하러 갔던 때와 우리와 인연을 맺을 곳인지를 알기 위해 처음 방문했던 때를 합하면

어느새 네 번째 방문이었지요. 그렇게 네 번의 발걸음은 수선화의 집을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지게 한 것 같습니다.

 

인근 장터에 있는 작은 마트에서 탕수육 거리와 수박을 산 후 <수선화의 집>에 도착하니 거의 두 시가 되더군요.

전등이 잠시 전에 나가 거실과 사무실이 다른 때와 달리 어둑했지만 수선화의 집 식구들은 모두 잔잔하고 환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원장님과 살아가는 이야기로 잠시 웃음꽃을 피운 후

이내 도착한 찬거리를 풀었습니다. 메뉴는 탕수육과 오이무침.

김태영 형제님, 박윤자 자매님, 이순영 자매님 그리고 저는 자칭 ‘환상의 복식조’였습니다.^^

고기에 양념을 하고 파를 다듬고 양파껍질을 벗기고 오이를 씻고 하는 일들이

각기 말없는 분업 속에서 ‘물 흐르듯이’ 이루어졌지요. ^^

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고 기우뚱거리는 튀김냄비에서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스럽게 고기를 튀겨내고,

달달한 탕수육 소스를 만드는 동안 어느덧 두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그 두 시간 동안 ‘환상의 복식조’는   <수선화의 집> 거실까지 들리는 즐거운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냄비와 조리도구, 양념, 그릇, 수저, 세제 등이 가득이 쌓여 어수선해지기 십상인 부엌이

그토록 편리하고 정갈하게 정돈된 <수선화의 집> 부엌에서 일을 하는 동안

저는 여기 사는 분들의 평소 사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함과 정갈함 그리고 조용한 즐거움이 살아 있을 거라는....

 

<수선화의 집>은 양천구 목동에 있는

 ‘집이 없고, 심신 장애가 있는 중년단신여성의 보호 및 재활’의 삶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고

"의료와 법률지원, 부업, 사회적응훈련"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한 곳입니다.

김기혜 원장님이 운영하고 있지만 원장님은 심신장애가 있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데이브레이크 공동체를 만들었던 장 바니에 신부님이나 헨리 나우엔 신부님 같은

성직자가 아니십니다.  우리 같이 평신자십니다.

사무실에 나란히 걸려 있는 십자고 상과 성모마리아 상을 올려다보며

저는 김기혜 원장님의 심장 가장 가운데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성서 말씀이 별빛처럼 박혀 있을 거라고 믿게 됩니다. 

 

제게 “봉사”라는 말은 언제나 명치끝에 까닭모를 불편함을 주던 단어였습니다.

주고받는 사람들끼리 왠지 평등한 위치에 있지 못 하게 만드는 말 같아서.

그래서 이번에 <수선화의 집>에 다녀온 후 사전에서 “봉사”라는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자유로워졌답니다.

남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 ‘봉사’의 사전적인 의미더군요.

우리에게 자신들의 가장 소중한 장소의 문을 기껍게 열어주고,

마음껏 목소리를 높여 수다를 피우며 일하는 이방인들에게 눈치 한번 주지 않고,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편안하게 미리 알려준 <수선화의 집> 식구들과  

우리는 서로의 뜻을 받들어 섬긴 것 같아섭니다.

 

DSC01426_1.jpg

 

 

 

 

  • ?
    진달래 2012.06.19 12:55

    새길교회 봉사자 여러선생님들께,

     

    저희들과 인연을 맺은지 서너달이 됐습니다.   세째 주일 오후가 기다려집니다.

    오시고 가시는 시간까지 합치면 봉사시간은 훨씬 길지만, 하느님은 그 시간과 거리를

    재고 계실 것입니다.

     

    5월달 '불고기'는 평소에 고기를 안먹던 사람도 그날은 맛있다고 많이 먹었으며,  6년동안

    한번도 음식을 더 달라는 말을 하지 않던 한사람이 그날은 '더 먹고싶다'고해서 실컷 먹게

    했습니다.  

     

    <탕수육>은 색깔도 빨강노랑색이어서 더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파인애플은 알겠는데,

    빨강노랑색들을 궁금해해서 <파프리카>라고 좀 비싸고 몸에 좋은 것이라고 했더니, 막 집어

    먹었습니다.  오이무침도 간이 맞아 맛이 좋았습니다.

     

    6월17일 최순님 봉사팀 선생님들이 부엌에서 웃으면서 즐겁게 일을 하시는 것 같아서 저희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저희들은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누구앞에서나 긴장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족도, 살집도,  돈도, 건강도, 이 세상사람들이 자랑하는 그 무엇도 가진 것이 없기에,  타인에게

    잘 보일려고 긴장을 하지 않습니다.    간혹 중졸이라도 나온 생활자는 열등감에 시무룩해지지만, 그 이외의 사람들은 온갖 밑바닥 풍상과 상처가 있기 때문에 봉사자들을 천사라고 생각하며 고맙게 생각합니다.

     

    새길교회 봉사부 선생님들,  다음달에는 7월 15일에 오시지요?

    그날 메뉴는  <이면수구이>나 <오징어덮밥> 중 아무것이나 좋습니다.  또 불고기 해도 좋구요..

     

    더운날씨에 건강하시다가 다음달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기혜 올림, 수선화의 집,   전화: 02-2644-0713

     

     

     

  • ?
    문우 2012.06.19 18:50

    읽는데, 미소와 눈물이 동시에...

    행복합니다.

     

    남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봉사'...!

     

    귀한 의미와 시간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 ?
    차안고니 2012.07.06 13:32

    봉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시는 귀한 마음을 

    잘 읽고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길교회 서로돌봄기금 계좌번호 안내 새길 2019.05.03 617
공지 새길교회 헌금 계좌번호 안내 새길 2019.02.28 669
공지 새길교회 예배 장소 file 새길 2016.12.22 9666
공지 사전 동의없이 사진촬영 등을 할 수 없음을 알립니다 새길 2012.11.04 22710
공지 홈페이지 관리규정을 만들었습니다 file 새길 2012.05.27 22196
1043 2012 가을 일요신학강좌 안내 (강의일정 연장) 1 새길 2012.10.20 3303
1042 열린 신학강좌 <새길신학아카데미> 6기 강좌 안내 새길 2012.10.20 2733
1041 기획토론 : 민생경제, 어찌할 것인가? 새길 2012.10.08 3088
1040 봉사부에서 철원 '평화의 씨앗들-철원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2012.09.23. 3 file 최순님 2012.09.25 3869
1039 <청춘데이트, 한인섭과 일촌맺기> 두 번째 모임에 참석하세요~ 3 file 새길 2012.09.21 3001
1038 오성기 형제님과 함께하는 <산행> 일정 안내 8 새길 2012.09.07 3273
1037 2012년, 새길교회 여름수련회 안내(추가안내) 4 file 새길 2012.08.03 8235
1036 "기쁨과 슬픔도 감사~"-'수선화의 집'을 다녀와서 3 file 최순님 2012.07.19 4519
1035 2012년 2/4분기 문화원에 회비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길 2012.07.12 2721
1034 기획토론 : 종북논쟁의 허와 실 새길 2012.07.11 3126
» 소박한 밥상과 <수선화의 집> 3 file 최순님 2012.06.19 3690
1032 새길 재미난 운동회 1 file 새길 2012.05.17 4539
1031 2012 봄 일요신학강좌 이야기(4-종강) 4 새길 2012.04.30 3654
1030 고려산 진달래 산행 이야기 (사진안보이는오류수정) 1 file 새길 2012.04.30 3544
1029 고려산 진달래 산행 안내 2 새길 2012.04.26 6052
1028 2012 봄 일요신학강좌 이야기(3) 3 새길 2012.04.23 3147
1027 새길신학아카데미 5기 강좌 안내 새길 2012.04.20 3789
1026 3월 18일 바자회 결산을 보고 드립니다. 최순님 2012.04.20 2475
1025 ※「도서출판 새길」북세일 7 새길 2012.04.18 2836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60 Next
/ 60